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본점 부산 이전과 관련해 일부 기능의 서울 잔류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무산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강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컨설팅 막바지 단계에서 은행을 전부 이전하는 방안부터 일부 기능을 제외하고 이전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방안이 검토 대상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산은은 지난 2월 국내 한 회계법인에 '지방이전 시 산은의 역량 강화방안 컨설팅'을 맡겼다. 컨설팅에선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부문 등 일부 조직을 서울에 남기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컨설팅 결과는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
산은은 지난달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부산 이전의 ‘첫 발’을 뗐다. 산은은 컨설팅이 마무리되면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수립해 금융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계획안을 심의·의결한 뒤 국토부에서 이전 계획 승인을 고시하면 행정절차는 마무리된다.
다만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려면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산은법이 개정돼야 한다. 현행법은 산업은행의 본점 소재지를 ‘서울특별시’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구체적으로 논의하면서 지방이전 계획을 세심하게 수립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관련한 입장도 내놨다. 두 항공사의 합병 작업은 2020년 11월 처음 계획이 발표된 후 3년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신고대상 13개국 가운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의 결정이 남아 있다.
강 회장은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심사기한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이 아시아나항공의 근본적인 생존과 대한민국 항공산업 재편을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조속한 심사 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진칼 지분 처분 계획을 포함해 합병 무산 시 '플랜B'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HMM 지문 매각과 관련해선 "매각 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을 태핑(의사 타진)한 결과 HMM 인수에 관심 있는 후보군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 작업이 차질없이 수행되면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DB생명 건에 대해선 “다수 원매자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번 본입찰에선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의 자본 확충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2020년 말 16.0%에서 올해 1분기 말 13.1%로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의 권고치인 13%를 간신히 웃돈 상황이다. 한전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최대 주주인 산은 재무제표에 지분법 평가손실로 계상됐기 때문이다.
그는 "영구채 7000억원어치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할 것"이라며 "정부, 국회와도 추가 출자 등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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