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프랑스를 찾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났다.
16일(현지시간) AFP, AP 통신 등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는 이날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일대일 업무 오찬을 가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약 1년 만에 프랑스를 다시 찾은 빈살만 왕세자와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에 따른 지역 이슈, 레바논 대통령 부재 장기화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익명으로 빈살만 왕세자가 이번 만남을 계기로 전쟁의 파급을 이해하고,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해 주권과 영토를 지켜낼 수 있도록 러시아 등에 영향력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를 고리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는 앙숙 관계였던 사우디와 이란이 7년간 단절했던 외교관계를 지난 3월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이후 중동 지역 긴장 완화에 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프랑스의 과거 식민지로 오늘날까지도 정치적,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레바논에서 의회가 대통령을 7개월째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는 교착 상태를 해소할 방안도 의제로 올랐다.
종파 간 세력 균형을 위해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출신이 맡는 권력분점 체제를 유지하는 레바논의 정국 안정에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가 힘써달라는 취지다.
빈살만 왕세자는 다음 주까지 파리에 머물며 19일 리야드의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리셉션, 22∼23일 마크롱 대통령이 주최하는 빈곤 퇴치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금융 정상 회담에 참석한다.
한편 오는 19일 프랑스를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20일과 21일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부산 엑스포 유치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