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300원대 중반을 맴돌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한 달 사이에 30원 넘게 떨어졌습니다.
오늘(12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2원 내린 1,288.3원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하반기 전망과 관련해서, 경제부 김보미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두 달 여만에 다시 1,200원대로 진입했습니다.
관건은 이 추세가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일 텐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하반기로 갈수록 원달러 환율이 더 내려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3분기에 1,280원 내외, 그리고 연말이면 1,250원 전후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불과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연말에 1,200원 어림도 없다” 이런 분위기였는데요.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감이 당초 예상보다 더 빨리 찾아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미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그 가능성만 현재 무려 76%에 육박합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게 지난달 중하순이었거든요.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금리 인상에 무게가 조금 더 실렸는데, 파월 의장의 말 한마디가 시장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은 겁니다.
여기에 국내 증권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는 점도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지난달 기준 외국인의 증권 투자자금 순유입규모는 114조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규모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앞서 전민정 기자 리포트에서도 확인을 했지만, 우리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업황 회복 신호는 실제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도체 수출액은 4월에 일시적으로 감소폭이 확대되긴 했지만, 전체 추이로 보면 점진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모습인데요.
여기에 반도체 ‘가격’ 역시 증권가에서는 연내 상승 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재고량이 2분기에 정점을 찍고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감소세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근거는 재고자산회전율입니다.
재고품이 얼마나 빨리 시장에서 소진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요.
이 지표가 사실상 바닥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제 가격이 반등할 일만 남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기준 재고자산회전율은 3.5회를 나타냈는데요.
반도체 하락국면이 시작된 21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이에 따라 구체적으로는 4분기를 기점으로 가격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2일) 자료가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무역적자 폭도 계속적으로 줄고 있죠?
<기자>
네. 지난해 3월부터 15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요.
말씀하신 것처럼 매달 적자 폭이 줄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잠정치 자료가 오늘(12일) 나왔는데, 역시나 감소폭 둔화 추세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환율은 통화정책을 통한 직접적인 화폐가치 변동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경제체력에도 영향을 받는데요.
이러한 지표들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하반기 원달러환율 안정화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하지만 환율이란 것이 한 두달 사이에 시장흐름이 완전히 뒤바뀔 정도로 워낙 변수가 많지 않습니까.
하향 안정화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또다시 튀어오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워 보이는데요.
주요 변수로는 어떠한 것들이 꼽히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중국의 경기 회복세를 완전히 낙관할 수 없다는 점이 첫 번째 변수로 꼽힙니다.
5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PMI는?48.8로, 전달보다 0.4포인트 낮아졌는데요.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국면에, 50 아래면 위축 국면에 있는 것으로 보거든요.
이 PMI가 석 달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부터는 아예 5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내수 회복 역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CPI는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는데요.
중국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가운데 청년 실업률은 또 20%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거든요.
전문가들은 “내수를 중심으로 진행됐던 리오프닝이 확산되기는커녕 오히려 다시 위축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는데요.
국내 지표로만 보면, 대중국 수출액 감소폭이 3월을 기점으로 두 달 연속 줄고 있어서, 다소 긍정적이기는 합니다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환율 시장의 변수로 남아있습니다.
<앵커>
중국 경제가 우리나라 환율 시장의 주요 열쇠로 꼽히고 있고 또 다른 변수는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미국 연준의 스탠스 변화입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번 동결을 기점으로 미 연준이 사실상 ‘인상 종료’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고
설령 다음달에 25bp 인상을 단행한다 하더라도 그 이상은 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지금의 시나리오가 깨어질 경우에는 환율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때문에 현지시간으로 13일 발표되는 5월 미국 CPI, 그리고 6월 FOMC 이후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장에서는 5월 CPI가 전년동월대비 4~4.1%, 전월대비로는 0.1~0.2%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4월보다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인데요.
과연 시장 예상치에 부합할지, 그리고 이러한 지표 변화에 대해서 연준이 어떻게 해석할 지에서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에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보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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