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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김밥 1만원…살벌한 외식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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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에서 김밥 한 줄이랑 라면만 먹어도 1만원은 나와요. 수험생이라 책값을 아낄 수 없으니 계속 오르는 외식비가 부담이죠."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학원에 다니는 이모(29)씨는 울상을 지었다.

외식 물가가 물가가 살벌하게 치솟으면서 학생, 직장인, 주부 할 것 없이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전체 물가 상승세가 꺾이는 추세지만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서다.

치즈(21.9%), 어묵(19.7%), 피자(12.2%), 빵(11.5%), 햄버거(10.3%), 김밥(10.1%) 등 먹거리 지표인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 세부 품목 112개 중 31개는 상승률이 10%를 웃돌았다.

서민 음식 대표격인 라면 가격은 지난달 1년 전보다 13.1%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라면 제조사들이 잇달아 출고가를 올리면서 달걀 1개만 풀어넣는 분식집 '기본' 라면도 5천원에 육박했다.

올해 제대하고 대학에 복학한 신정훈(25)씨는 "입대 전 2019년만 해도 생활비 50만원으로 한 달을 살았는데 이제는 빠듯하더라"며 "라면 사기도 아까워 본가에서 참치통조림이나 레토르트 음식을 보내준다"고 전했다.

"삼겹살이 서민음식이란 말도 옛말이죠. 둘이서 삼겹살 2인분씩에 밥, 소주까지 하면 7만∼8만원은 거뜬히 나와요."

서울 강남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이모(31)씨는 "월급이나 식대는 안 오르는데 외식비가 너무 뛰었다. 월세와 카드값 내고 밥 가끔 사 먹고 술 한두 번 마시면 통장에 남는 돈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식당에서 파는 삼겹살 1인분은 1만원대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할 기세다. 6일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 식당가에서는 삼겹살 1인분(170∼180g)에 1만9천원을 받는 고깃집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삼겹살(외식) 가격은 2년 전에 비해 16.1% 뛰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29)씨는 "올해 초 식대가 겨우 1천원 올랐는데 기본 1만2천원인 점심 물가에 비하면 턱도 없는 가격"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권수진(53)씨는 "예전에는 한 달에 두세 번은 고깃집에 갔는데 이제는 한번 갈까 말까 한다"며 "지난 주말도 외식 대신 마트에서 고기를 사와 집에서 구워 먹었다. 그것도 할인하길래 산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표를 바꿔 단 만큼 남는 것도 아니다. 식당 주인들은 "재룟값이 훨씬 많이 뛰었지만 손님들 눈치에 음식값을 조금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역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47)씨는 "20년 가까이 식당을 하면서 이렇게 물가가 뛴 적은 처음이다. 버티기 어려워서 작년 추석 지나고 1천원씩 올렸는데 직장인들이 '식대는 안 오르는데 음식값만 오른다'고들 하더라"며 "재료비가 계속 올랐는데 가격을 또 올리긴 어려워 놔두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3년째 프랜차이즈 분식집을 해온 강모(39)씨는 "재료는 직접 사고 김밥 가격은 본사에서 책정하는데, 재료비가 3년 전보다 2∼3배는 올랐다"며 "남는 게 없어서 결국 본사에서 김밥 가격을 반년 새 3천200원에서 3천800원으로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많이 팔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요새는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최근 가게를 정리하려고 내놨다"고 했다.

을지로의 한 가게에서 파는 옛날통닭 한 마리는 재작년 말 4천원에서 1년 반 만에 8천원이 됐다.

13년째 통닭집을 운영해온 박정열(60)씨는 "코로나 전까지 2만5천원 하던 식용유 18L짜리가 지금은 6만∼7만원이다. 4∼5호 닭은 1천500원에서 3천원으로 올랐다"며 "치킨 가격을 배로 올려도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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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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