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의 잔혹한 폭력과 콜레라 유행 등으로 주민 삶이 위협받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 폭우까지 쏟아지면서 5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5일(현지시간) 아이티 시민 보호국(DGPC)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종합하면 지난 주말인 3∼4일 전국을 강타한 폭우에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비롯한 곳곳에서 강과 주요 하천이 범람했다.
넘쳐흐른 물이 주택가까지 덮치면서 최소 42명이 숨지고 1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당국은 전했다.
최빈국 아이티에서 대개의 경우 재해 피해 현황 파악이 더딘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 기관은 또 85명이 다치고 1만3천633채의 가옥이 침수됐다고 밝혔다. 이재민 숫자는 수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부 지역에서는 농작물 피해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치단체는 "농업 분야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현지 매체인 아이티언 타임스에 전했다.
포르토프랭스에서 서쪽으로 40㎞ 정도 떨어진 레오간에서는 학교 12곳과 보건소 3곳에 물이 들어차 긴급 배수 작업도 진행됐다.
이번 집중호우는 허리케인 시즌에 발생했다. 허리케인 시즌은 일반적으로 11월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에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 등 카리브해와 중미 지역에서는 잦은 폭풍우가 관찰된다.
아이티는 최근 수년간 극도로 불안한 치안 상황 속에 갱단 간 분쟁에 따른 강력 사건으로 신음하고 있다.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 암살 이후 행정부는 사실상 기능을 잃었고, 입법부 역시 의원들 임기 종료로 해산된 상태다.
지난해 말부터는 콜레라까지 유행하면서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약 8개월 동안 703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