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 작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진행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고 강력히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모르겠다"며 "솔직히 말해 완전히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전쟁이 격화한 가운데 대반격으로 전세를 뒤집으려 하고 있다. 최근 몇주간은 러시아의 탄약고나 물자 수송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왔다.
한동안은 봄철 해빙에 따른 진창과 서방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지연 등으로 우크라이나의 대공세가 늦춰지고 있다고 지적됐지만, 최근 땅이 굳어지고 전력 보강도 이뤄지면서 대반격 작전의 조건이 갖춰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전선에서 러시아 공군력이 더 강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는 대반격 작전에서 "다수의 병사들이 사망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반격에서 서방이 공급하는 무기를 더 많이 확보하기를 원했지만, 여전히 우크라이나는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확실한 것들을 가지고 싶지만, 몇 달을 기다릴 수는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WSJ은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반격 성공에 대한 전망을 '시간이 좀 걸리고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경고로 누그러뜨린 것이라고 풀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의 군사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인도가 늦어지는 데 따라 인명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면서 더 신속하고 더 대규모의 제공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패트리엇 방공 포대는 러시아에서 발사된 첨단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유일한 시스템"이라며 자국 도시와 최전방 도시 방어를 위해 발사대와 레이더 등 장비로 구성된 패트리엇 포대가 최대 50개까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패트리엇 포대를 최소 2대 운용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숙원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과 관련해 "회원국 일부는 러시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달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와 관련, "전투가 지속하는 가운데 가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지만, 전쟁이 종료된다면 회원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약속받길 원한다"며 "빌뉴스에서 그런 신호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에는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서는 "우리 국민이 푸틴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고, 그가 더이상 주요 국가들과 한 테이블에 앉지 못할 것이며, 러시아는 이제 국제기구의 일원이 아님을 깨달아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초당적 지지를 보내주는 것에 용기를 얻고 있다며 "양당과 의회가 우크라이나를 게속 지지하고, 어떤 행정부가 들어서든 지원의 흐름을 유지하도록 압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UPI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