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설탕 가격이 1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정부가 관세를 연말까지 면제하기로 했습니다.
설탕가격이 다른 먹거리 물가를 끌어올리는 슈거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선데, 이미 설탕 가격을 올린 뒤라 다소 늦은 대책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유오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서대문구의 한 전통시장.
40년째 꽈배기 장사를 하는 가게 주인 박귀순 씨는 최근 들어 고민이 늘었습니다.
밀가루, 유지 값에 이어 설탕 마저 가격이 20%나 올랐기 때문입니다.
[박귀순 / 영천시장 상인 : 5월 중순경에 올라갔어요. (15kg 기준) 원래는 18,000원이었는데, 21,500원으로 (올랐어요.) 설탕 값은 올라도 저희는 가격을 못올리고, 마진 없이 팔 수 밖에 없고...인건비 줄여서 감내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 가격은 1년 사이 40%나 치솟았고, 음료와 제빵 등 먹거리 물가가 연달아 오르는 슈거 플레이션이 현실화 되자 정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설탕과 원당에 붙는 관세를 연말까지 면제해준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가 연간 수입하는 원당 전량의 기본세율이 3%에서 0%로 내려갑니다.
또 올해 5% 할당관세가 적용됐던 수입 설탕 10만5천톤에 대해서는 시행일 이후 통관되는 약 8만톤에 0% 할당관세가 적용됩니다.
정부는 이번 관세 인하조치로 원당 수입국이 늘어나는 기대 효과도 노리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경우 우리나라와 FTA 체결국이 아니라 관세가 붙다보니 우리 기업들이 설탕과 원당 수입을 꺼렸는데, 한시적이지만 FTA 체결국처럼 관세 없이 수입이 가능해졌다는 겁니다.
이번 조치로 비용부담을 다소 덜게 된 제당 3사는 설탕 소비자 가격 만큼은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당사 관계자 : 정부가 노력하는데, (기업도) 기업 시민 일환에서 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국내 설탕 소비의 92%를 차지하는 B2B 거래 가격이 이미 한차례 오른 뒤에 나왔습니다.
때문에 한발 늦은 대책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슈거플레이션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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