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연휴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전국에서 농작물과 시설물 피해가 잇따랐다.
지자체들은 연휴 마지막 날인 29일 오후부터 비가 소강상태를 보임에 따라 현장에 나가 구체적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까지 내린 비의 양은 전북 익산 함라 225㎜, 충남 서천 217.5㎜, 전북 완주 204.9㎜, 군산 204.6㎜, 대구 100.2㎜ 등이다.
비구름대 세력이 약화함에 따라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호우 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이번 비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농작물 침수와 나무 쓰러짐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많은 비가 집중된 전북 익산지역 23개 농가, 비닐하우스 97개 동과 농경지 74㏊가 물에 잠겨 배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 전북 전주와 익산에서는 차량 3대가 침수됐고, 완주와 무주에서는 축대가 무너져 토사가 민가 주변으로 흘러내렸다.
충남에서도 나무 쓰러짐 7건, 도로 침수 3건, 토사 흘러내림 2건 등 모두 15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21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돼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전날 많은 비가 내린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한 도로에서는 수명 400년 된 느릅나무가 쓰러졌다. 높이 23m, 둘레 5.4m가량의 이 나무는 1982년 11월 횡성군 보호수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군청과 굴착기 등을 동원해 나무 제거 작업을 마쳤다.
지자체들은 비가 그친 이후에도 토사 유출과 낙석 등 피해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취약 지역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시·군 및 관계기관과 함께 구체적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며 "조속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30일까지 제주도에 30∼80㎜, 전남과 경남지역에는 20∼6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