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김석훈(본명 김영현)이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29일 영화계 등에 따르면 김석훈은 전날 오후 1시 46분께 세상을 떠났다.
일제강점기인 1929년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청주사범대를 나와 서울지방법원 서기로 근무하다가 1957년 유재원 감독의 '잊을 수 없는 사람들'로 데뷔했다. 당시 유 감독은 길을 가다가 김석훈의 외모가 눈에 띄어 그를 발탁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이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그는 약 250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고인은 '햇빛 쏟아지는 벌판'(1960), '두만강아 잘 있거라'(1962), '정도'(1972) 등 액션물뿐 아니라 '내 마음의 노래'(1960), '슬픈 목가'(1960), '비련십년'(1966) 등 멜로물에 출연했다. 공포영화인 '목 없는 미녀'(1966)와 '설야의 여곡성'(1972)도 그가 주연한 작품이다.
대표작으로는 임권택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 '두만강아 잘 있거라'를 꼽을 수 있다. 이 영화에서 김석훈은 일본군에 맞서 학생독립단을 이끄는 투사 역할을 맡아 열띤 액션 연기를 펼쳤다.
장일호 감독의 '의적 일지매'(1961)에서는 신영균과 호흡을 맞췄다.
김석훈이 마지막으로 스크린에 나온 것은 곽재용 감독의 '비오는 날의 수채화 2'(1993)였다. 이 영화에서 그는 주인공 '지수'(김명수)의 양아버지 '최 장로' 역을 맡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실이며 발인은 30일 오후 1시 20분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