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증권사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주목받는 해외 인수금융 시장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증권부 오민지 기자 나와있습니다.
오 기자, 일단 인수금융이 어떤 건지부터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인수금융은 말 그대로 기업을 인수할 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을 말합니다.
기업 인수를 할 때는 당연히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데요.
이때 필요한 돈을 인수자가 금융기관에서 빌려서 인수기업을 사들이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경영권이 확보되는 바이아웃, 즉 기업 인수 전략에서 인수금융이 많이 필요한데요.
이밖에도 상당한 규모로 지분 투자를 할 때에도 인수금융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때 매수자와 인수 기업 사이에서 자금 조달을 담당하는 금융기관이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거죠.
그래서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바이아웃이라고 해서 Leveraged Buy-Out, LBO라고도 불립니다.
쉽게 말해 증권사들이 이런 인수금융 자금을 빌려주는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국내 증권사들이 사업에 진전을 보이고 있는데요.
인수금융 시장 상황이 지금 좋은가요?
<기자>
사실 시장 상황 자체가 좋은 건 아닙니다.
인수금융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금리인데요.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인수금융 자금 조달 시에 이자비용이 높아지겠죠.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자연히 인수자들에게 인수금융을 선택할 요인은 작아지는 겁니다.
또 이렇게 금리가 오르고 유동성이 경색되면 기업 밸류에이션은 낮아집니다.
유동성이 넘쳐나면 기업 가치도 부풀어오르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그러면 당연히 기업 밸류가 낮은데 굳이 고금리 상황에 인수금융까지 껴서 인수를 하려는 수요가 낮아지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에 신한투자증권도 좋은 결과를 보여줬고 한국투자증권도 조인트벤처를 꾸렸는데요.
시장 상황이 안좋은데 국내 증권사들이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일단 신한투자증권은 앞서 리포트에도 언급된 것처럼 인수기업에 대한 옥석가리기를 잘 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 겁니다.
신한투자증권이 가지고 온 결과물이 셀다운, 재매각이거든요.
인수금융으로 인수된 기업이 다시 매각이 되면서 인수금융 자금 대출을 무사히 다른 금융기관에 재매각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럴려면 기업 자체가 시장에서 매력이 있어야 겠죠.
쉽지 않은 해외 인수금융 시장에서 신한이 씨를 잘 뿌려놓은 덕입니다.
한투의 경우는 조인트 벤처 설립으로 지금은 어려운 시장 상황이지만 앞으로는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해외 인수금융은 브로커리지 등 기존 해외 사업 부문과 비교해서 고수익 사업이기도 해 먹거리 확대를 위해 증권사들이 기반 확대에 뛰어들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기존에는 해외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들의 평가가 어떤가요?
<기자>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해외에 진출한 증권사는 총 14곳인데요.
14개국에서 72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많고 사업 영역도 브로커리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죠.
증권사들이 수익성 개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 해외 사업은 필수적이지만 제한적인 지역에 제한적인 사업이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증권사의 해외 점포 영업 실적은 절반 이상 줄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증권사 해외 현지법인 당기순이익은 1억 2,380억 달러, 우리돈으로 1,569억원을 기록해서 전년 대비 56.9%나 감소했습니다.
<앵커>
해외 인수금융은 국내와 뭐가 다른가요?
국내 증권사들이 지금까지는 좀처럼 진전을 보이기 힘들었던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인수금융의 구조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아도 국내와 해외 시장 여건이 국내 증권사들에게는 완전히 다르죠.
인수금융 사업을 잘 하기 위해서는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고 또 고객 기반이 중요합니다.
현지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트랙 레코드(Track Record), 다시말해 운용 실적도 잘 쌓아야 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죠.
지금까지 해외 시장에서 인수금융을 잘 진행한 사례가 많아야 고객으로 유치할 인수자들을 모집하기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과거에도 해외 IB 시장에 진출해 있었지만 브로커리지 같은 영역 이외에는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입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도 그런 의미에서 조인트벤처를 설립해서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고 한 셈인데요.
그래서 이번 조인트벤처 대표로 미국 금융시장에 친숙한 대표를 세웠고 현지 인력도 채용하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증권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인적 자원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문화 차원에서의 기반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 의견 듣고 오시죠.
[최순영/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인적 자원의 구축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기업의 문화도 상당 부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현지의 인력과 본사 인력 간에 차별을 두지 않는 그런 문화와 시스템의 구축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해외 진출을 해서 실패한 경우를 보면 현지 사업과 본사간의 괴리라든지 차별, 이런 부분도 상당히 원인을 제공했던 것 같고…]
<앵커>
다방면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노력이 필요하겠네요.
그럼 지금 국내 증권사들의 이런 움직임이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기존에는 미래에셋증권 정도가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요.
해외 IB에서 중요한 현지 인력, 현지 시장 파악 능력도 미리 갖추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 해외 인수금융 시장이 잘 형성되어 있다고 평가 받는 곳이 홍콩, 런던, 뉴욕 정도인데요.
미래에셋증권은 2005년에 홍콩, 1991년에 런던, 1992년에 뉴욕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서 IB 사업을 키워오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해외 시장 진출이 오랜 과제와 같은 영역이었는데요.
증권업계의 새로운 먹거리 개척을 해외에서 본격화 해야 한다는 니즈도 있었고 금융위원회 등 당국에서도 우리 금융투자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과제로 삼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움직임들이 시장에서는 환영할 소식들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이 현재까지 부진한 기록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고 이제 본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인데요.
하지만 특히 해외 인수금융 쪽으로는 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M&A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게 되면 지금 준비한 기반들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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