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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항마'로 뜬 사모펀드 출신 정치 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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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레이스에서 글렌 영킨(56) 버지니아 주지사가 '트럼프 대항마'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대선 도전 공식화를 앞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영킨 주지사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의 공동대표 출신인 영킨 주지사는 정치 신인으로서 지난 2021년 11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버지니아주에서 주지사로 당선돼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주지사 취임 후부터 공화당내 잠룡으로 꼽혀왔지만, 올해 11월 예정된 주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을 다수당으로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대선주자 경선에서 발을 뗀 듯했다.

지난달 말에는 한국을 방문, 한덕수 국무총리와 면담하고 "한국과의 관계 강화로 경제 발전 기회를 모색할 뿐만 아니라 한미 간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데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지사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그의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강력한 라이벌인 디샌티스 주지사가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 공화당 내 영향력이 큰 기부자들이 디샌티스 주지사의 경쟁력에 우려를 표하기 시작했고, 영킨 주지사에게 경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영킨 주지사와 가까운 한 고위 소식통은 악시오스에 "그(영킨 주지사)는 재고하는 중"이라며 "그는 자기 길을 갈 것이다. 그는 반(反) 트럼프도 아니고, '순한맛 트럼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버지니아주 공화당의 한 고위 선거전략가도 "경선 레이스 재참여를 두고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침 영킨 주지사가 지난주 개인 트위터 계정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공개한 것도 그의 경선 출마 관측을 부채질했다. 영킨 주지사는 이 영상에서 "미국적 가치의 새 시대로 인도할 시간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의 경선 출마 고민이 내년 대선이 아닌 차차기를 시선에 둔 포석이란 관측도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영킨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흐름은 25일 대선 도전을 공식화할 예정인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근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공화당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6일 발표한 결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 61%를 차지해 디샌티스 주지사(18%)를 압도했다.

플로리다주에서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큰 디즈니와 대립각을 펼친 게 디샌티스 주지사엔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디즈니와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해 플로리다주가 저학년 학생들에게 동성애 등 성적 정체성에 대해 교육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면서 갈등을 빚기 시작했고, 플로리다주가 디즈니 특별지구에 부여해온 세금 혜택 등을 박탈하면서 갈등이 격화된 바 있다.

특히 디즈니가 최근 플로리다주 오렌지 카운티에 건설하려던 10억달러(약 1조3천300억원) 규모의 사무실 단지 건립 계획을 철회한 게 알려지면서 디샌티스 주지사에 직격탄을 가했다. 이 사업은 고소득 일자리 2천개 이상을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디샌티스가 출마 선언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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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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