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3기 신도시는 선(先) 교통, 후(後) 입주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며 "신도시에서 반복되는 교통 대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지난 18일 LH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기 신도시는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교통 편의성을 제공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 "서울 지하철 연장, GTX까지 총동원"이날 이 사장은 3기 신도시 교통 대책의 일환으로 서울 지하철 연장을 꼽았다.
그는 "서울지하철과 연결되는 노선은 환승 없이 직결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하남교산은 3호선, 남양주왕숙은 9호선, 고양창릉은 서부선 연장을 꼽았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활용한 신도시 교통망 확충 계획도 내놨다.
이 사장에 따르면 고양창릉은 GTX-A노선, 남양주왕숙은 B노선이 지나갈 예정이다.
LH는 "3기 신도시에 먼저 교통망이 갖춰지고 그 뒤에 입주가 진행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LH는 광역교통망을 계획하는 '선교통 협의회'를 구축하고, 노선별 본사와 지역본부 담당자간 '1대1 매칭 사업 전담제'를 시행하는 등의 조직을 갖췄다.
이한준 사장은 "선 교통이 이뤄지면 신도시 분양율도 높아져 수익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통망 호재로 신도시 분양가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광역 교통 시설 비용은 초기 부터 예산이 정해져 나온다. 예산을 일찍 집행하느냐, 늦게 집행하느냐의 차이인 만큼 투입 총액은 같다"고 밝혔다.
● 전세사기에 매입임대 투입…올해 2.6만호 매입이한준 사장은 전세사기에 대한 대책으로 LH 매입임대를 활용하는 만큼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매입임대란 LH가 주택을 매입한 뒤 시세보다 저렴한 금액에 임대주택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앞서 정부는 대규모 전세사기가 발생하자 LH 매입임대 예산을 활용해 전세사기 주택을 사들인 뒤 사기 피해자들에게 시세의 30~50% 수준에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LH는 올해 매입임대 사업 예산으로 약 5조 5천억원을 책정해둔 상태다. 이를 통해 2만 6천가구를 매입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이 사장은 "수도권에서 우선 1만 6,000가구를 매입하고, 나머지는 1만 가구는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족할 경우 정부 재정을 받으면 된다. 현 상황에서는 예산이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세사기로 인한 '전세 소멸' 우려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이 사장은 "전세는 주거 사다리의 중요한 지름길이었는데 전세가 붕괴된다면 내 집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세제도를 인위적으로 없애자는 건 바람직하지는 않다"며 "약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세제도가 그동안 해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