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코인 사태로 인해 정치권이 시끌시끌한 가운데, 코인의 중독성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건강팁스터' 시간엔 코인중독의 증상, 또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김수진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하는 고객이 500만명이 넘어섰다고 해요.
국민 10명중 1명이 코인 투자를 하는 셈이라고 하는데, 이 코인투자가 중독성이 있다는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코인을 투자 수단으로 적절히 활용하는 사람도 있고, 주체가 안 되는 중독 수준의 사람도 있죠.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코인 투자자의 사례를 준비했습니다.
30대 A씨는 '아는 형'이 큰돈을 벌었다며 코인 투자를 권유해 여윳돈 3천만 원을 가지고 투자를 시작했는데요.
초반에는 2배 가까이 올랐지만, 뒤이어 폭락해 원금을 대부분 잃었습니다.
A씨는 오기가 생겨 가족들 몰래 대출을 받아 또 다른 코인에 투자했지만, 이마저 손실이 났습니다.
매일 밤 A씨는 투자한 코인의 가격을 살피느라 3~4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고, 회사에서는 제대로 업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가요. '중독'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앵커>
잃어도 자꾸만 투자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니 중독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중독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인터넷 거래가 익숙한 2030에서 코인 중독이 심심찮게 보이고 있는데요. 의원급 병원에서는 체감 환자 수가 2~3배 늘었다고 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이야기하는 코인에 중독된 사람의 특징 준비했습니다.
[최삼욱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투자를 (가족들에게) 몰래 숨기면서 하는데, 회사원이거나 학생이면 자기 하던 일 다 뒤로 미루고 대부분의 시간을 정보를 얻거나 투자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쓰게 되고. 매매를 자주 하면서 손해가 생기게 되면 자기 돈으로 한계가 생기니까 대출을 하게 되고요. 심지어는 사채까지 쓰면서, 지인들에게 빌려가면서….]
[김희진 / 중앙대광명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부정적인 결과를 지금 계속 내는 게 분명한데도 코인 투자를 지속한다던가, 추격매수를 한다던가, 거짓말을 하게 된다던가, 투자와 관련해서. 주변사람들이 조언을 하는데도 '그만해라' '적게해라' '일상을 잃어버린 게 아니냐' 하는 데도 계속한다던지.]
조언을 체크리스트로 정리해봤는데요, 한 번 살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래의 항목에 과반수 이상 해당된다면 코인 중독을 의심해야 합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성인 도박문제 자가점검' 등을 통해서도 자가 진단이 가능합니다.
<앵커>
'여러 번 잃어도 한 번 딴 것만 기억한다'. 찔리는 분들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우연히 투자해 큰 이익이 생겼을 때, 우리 뇌에서는 '행복 호르몬' 이라고 부르는 도파민이 나오는데요.
이 경험을 잊지 못하고, 계속해서 도파민이 나오는 상황을 추구하다보면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코인 자체가 중독 물질은 아닐텐데,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나 보군요?
<기자>
게임중독, 쇼핑중독 등 다양한 중독이 있는데 게임이나 쇼핑이 중독 물질은 아닌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코인은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순식간에 크게 이득을 볼 수 있으며, 휴대전화로 언제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특성상 중독이 되기 쉬운 구조라고 합니다.
<앵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기자>
코인 중독 환자는 보통 병원에 스스로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10명 중 9명은 가족이 '심각하다' '병인 것 같다'고 생각해서 데리고 온다는데요.
중독 치료에서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최삼욱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일단 (코인 매매를) 중지하는 것에 대해 말씀 드리는데, 중독의 개념상 스스로 조절을 못하거든요. 가족과 논의해서 재정 관리를 시작하게 됩니다. 채무를 체계적으로 갚아나가는 계획도 세우고…돈만 있으면 또 자꾸 들어가려고 하기 때문에. ]
병원에서는 생각과 행동을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 상담치료 등을 시행하고요.
심한 손실로 우울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은 약물치료도 합니다.
<앵커>
지금은 아니더라도, 코인 중독을 특히 주의해야 할 사람도 있다면서요?
<기자>
충동 조절이 잘 안되는 특징을 가진 성인 ADHD(주의력결핍행동장애)가 있다거나,
평소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면 더 쉽게 중독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성격평가검사(TCI)등을 통해 본인이 이러한 성향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앵커>
코인은 투자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몰입하면 중독이나 불안 등 정신건강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유념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 취재:양진성, 김영석, 영상 편집:김민영, CG:송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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