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인사이드]
예상보다 강한 유럽 경제
향후 유럽 증시 전망은?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간밤 유럽 경제 지표들이 여럿 발표됐습니다. 유럽의 GDP와 함께 독일 경기동향지수 등이 공개됐는데요. 어제는 유럽연합이 춘계 경제 전망을 발표하기도 했죠. 오늘은 유럽 경제 상황과 함께 전망을 짚어보고요. 유럽 증시 상황도 전반적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먼저 간밤 나온 유럽 GDP부터 확인해볼까요. 현지 시각 16일 유럽연합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로존 GDP는 전분기 대비 0.1% 증가했습니다. 해당 수치는 시장 예상치와 앞서 발표한 예비치에 부합하는 수준인데요. 앞서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작년 4분기 GDP를 기존의 0.1%에서 0%로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이번 1분기 수치가 전분기 대비 0.1%로 집계되면서 유럽 경제는 작년 4분기에 정체한 이후 소폭 확장한 것으로 확인됐고요. 이번에는 무역적자 폭이 원자재 수입 감소로 줄어들고 고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온 점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시장은 GDP가 예상한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크게 반응하지는 않았는데요.
한편 어제는 유럽연합이 올해 춘계경제전망을 공개했습니다. 유럽연합은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겨울 전망치인 0.9%보다 0.2%포인트 올린 1.1%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2024년 유로존 경제성장률도 지난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높은 1.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유럽 경제가 올해 들어 생각보다 괜찮다는 분석에 힘을 실었는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며 유럽 내 에너지 위기가 완화됐고요. 또, 유럽 내 실업률이 3월에 사상 최저를 기록하는 등 유럽 내 고용 시장 역시 높은 탄력성을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리오프닝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단, 다만 인플레이션은 쉽게 억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5.8%로 종전보다 0.2%포인트 올려잡았고, 내년 전망치는 2.8%로 종전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경제 전망이 만약 밝은 건 아닌데요. 유럽 연합 인사들은 유럽 경제가 놀라울 정도로 잘 버티고 있어 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면서도 향후 지켜봐야 할 경제 변수들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근원 인플레이션이 지속해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감소시키고 기업들의 투자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했는데요.
인플레이션이 잘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은 결국 유럽중앙은행이 추가 긴축에 나설 거란 점을 시사하죠. 그렇다 보니 간밤 로이터는 자체 설문 조사를 인용하며 유럽중앙은행이 추가로 긴축에 나설 여지가 크다고 전했는데요. 유럽중앙은행이 0.25%포인트씩 약 두 차례 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2회 연속으로 금리를 올린 후에도 추가 긴축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은 이렇게 되면 이미 높은 기준 금리가 더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점차 긴축의 영향이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경기에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럽 경제 상황에 있어 눈에 띄는 또 한 가지는 유로존 국가별로 경제 성장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높은 금리가 미치는 영향이 유로존 국가별로 다 다르며, 재정 부양책 역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최근 나온 지표들에 따르면 스페인과 프랑스는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독일은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경제 구조상 독일은 에너지 가격 상승, 에너지 전환, 글로벌 무역 갈등에 취약한데요. 또, 노동력 부족도 겪고 있어 제조업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런 우려는 간밤 나온 독일의 경기 동향 지수에서도 드러났는데요. 제조업 부진과 수요 둔화에 향후 6개월간의 독일 경제 전망을 나타내는 독일 경기동향지수는 -10.7로, 전달의 4.1에서 급감했고요. 시장 예상치였던 -5도 큰 폭으로 하회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3.4% 줄어 작년 5월 이후 12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는 지표도 나온 바 있는데요. 간밤 IMF는 독일이 정책적 대응과 온화한 겨울 덕분에 회복력을 보였지만, 긴축 정책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상승에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며 올해 독일의 GDP가 거의 0% 수준을 머물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만큼 독일 경제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이야기겠죠.
이번에는 증시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올해 들어 미국의 S&P500은 7% 올랐지만, 유럽 증시 특히 독일의 닥스 지수와 프랑스 꺄끄지수는 약 14% 오르며 더 높은 수익률을 보였는데요.
유럽 증시 성적표가 미국보다 좋았던 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몰 수 있습니다. 유럽 경제는 중국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그렇다 보니 중국의 리오프닝이 유럽 경제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했는데요. 특히 유럽 명품 기업들이 중국 리오프닝의 수혜를 받았습니다. 또, 유럽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역시 강했습니다. 여기에 앞서도 언급했듯 유럽 경제가 생각보다 강했다는 점도 유럽의 투자 매력도를 높였는데요.
하지만 앞으로도 유럽 증시가 미국에 비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거란 점은 미지수입니다. 글로벌 IB들은 유럽 증시가 향후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는데요. 일단 모간스탠리는 2분기에는 긴축의 영향으로 유럽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며,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 역시 실적에 부담이라고 봤습니다. 또, 미국발 역풍이 중국발 훈풍을 상쇄할 거라고 보기도 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앞서 지난 4월 비슷하게 실적 둔화와 긴축의 영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습니다.여기에 일각에서는 유럽 중앙은행은 지속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반면 연준은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할 것으로 보이는 점 역시 유럽 증시 투자 매력도를 떨어트리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유럽 경제와 증시 향방은 유럽연합의 행보에 달린 것으로 보이네요.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