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미국에서 대기업들의 M&A(인수합병) 열풍이 불고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미국 기업들이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주요 기업들의 인수 소식,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간밤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번 인수는 690억 달러 규모로, 최종 합병 시 우리 돈 92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이 성사될 전망입니다.
EU 집행위는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라이센스 협약을 수정하겠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승인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동안 걸림돌로 여겨졌던 반독점 우려를 이 제안을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블리자드가 마이크로소프트 산하로 들어가게 되는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를 완전히 인수까지 아직 갈 길이 먼데요.
EU의 승인 외에 미국과 영국의 승인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로 게임 시장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고, 지난 달에는 영국의 반독점규제기관 경쟁시장청(CMA)이 인수를 반대한 바 있어 가시밭길이 예상됩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의 소송은 오는 8월부터 시작됩니다.
영국 규제당국의 반대에 대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리자드가 항소의 뜻을 밝혔지만, 시장에선 이기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그도 그럴것이 실제로 지금까지 영국 규제당국의 결정에 항소한 기업은 많았지만 승소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앵커>
연말까지는 지켜봐야 가닥이 잡히겠네요. 또 어떤 기업이 인수를 추진 중인가요?
<기자>
최근 금가격이 여러 증시 불안 속에 매수세가 몰리며 고공행진 하고 있는데요.
다음은 미국 금광업체의 인수합병 소식입니다.
세계 최대 금광업체인 뉴몬트가 호주의 금광업체 '뉴크레스트'를 175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돈 23조4천억 원 규모로 이는 광업 사상 최대 규모인데요.
전문가들은 뉴몬트가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금광업체로써 입지를 굳건히 하는 동시에,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있어 핵심 광물로 꼽히는 구리의 연간 생산량도 급증하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뉴크레스트가 보유한 구리 매장량은 500억 파운드에 달합니다.
앞서 뉴몬트는 지난 2월에도 뉴크레스트에 인수를 제안했지만, 제시한 금액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거부당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 다시 금액을 올려 최종 합의를 받아냈습니다.
<앵커>
이미 세계 최대 금광업체인 뉴몬트가 몸집을 불리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네. 월가 전문가들은 뉴몬트가 금광을 대량으로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생산량 증가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건데요.
채굴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과거에 비해 금 채굴 난이도가 올라갔고 비용이 급증하면서 갈수록 금광의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 금광업체인 뉴몬트마저 지난 10년 동안 금 생산 정체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뉴몬트는 인수 소식 이후 성명을 통해 "뉴크레스트 인수로 매년 5억 달러 이상의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년간 최소 20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반도체 기업 간 인수 소식도 있었죠.
<기자>
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2위 업체인 일본의 키옥시아와 4위 업체인 미국의 웨스턴디지털의 합병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합병 지분 중 43%를 키옥시아가, 37%를 웨스턴디지털이 갖고 나머지 지분을 기존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고 세부 조항도 바뀔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들 기업이 합병에 나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양사 모두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기업들은 재고 누적과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합병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외신들은 "두 기업이 낸드플래시 사업을 합치면 한국의 삼성전자 같은 경쟁사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실제로 합병이 성사될 경우 점유율은 낸드플래시 시장의 3분의 1 수준으로 늘어나, 업계 1위인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반도체 시장이 대외적으로 민감한 만큼, 양사가 인수에 합의한다고 해도 앞서 마이크로소프트건처럼,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국들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양사가 중국 당국의 합병 승인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향후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최근 월가 큰손들이 은행주를 사모으고 있다고요.
<기자>
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1분기에 미국 은행 '캐피털원'의 지분 9억5천만 달러 어치를 새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피털원은 미국 버지니아주에 본사를 둔 금융지주회사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최근 은행 리스크 속에서 주가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습니다.
다만 캐피털원 매입을 지시한 사람이 버핏 회장 본인인지, 버핏 회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토드 콤스나 테드 웨슬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버크셔해서웨이에서 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지분 매입 소식에 캐피털원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6% 넘게 올랐습니다.
한편 지분을 정리한 은행주도 있었는데요.
버크셔해서웨이는 뉴욕멜론은행과 US뱅코프의 잔여 지분을 전량 처분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버크셔 측이 두 대형 은행에 대해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앵커>
버크셔해서웨이 외에도 은행주를 대거 매입한 큰손이 있다고요.
<기자>
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 스타 매니저 반열에 오른 인물이죠.
사이언자산운용의 마이클 버리 CEO(최고경영자)가 지역은행 관련주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클 버리는 "올해 1분기에 캐피털원, 웨스턴얼라이언스, 뉴욕커뮤니티 뱅코프를 비롯해 지역은행주를 대거 매입했다"며 은행위기가 극복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간밤 공개된 마이클 버리의 1분기 포트폴리오를 확인했는데 지역은행주가 새로 편입된 것이 확인됐는데요.
뉴욕커뮤니티 뱅코프와 캐피털원을 각각 770만 달러, 720만 달러 사들였습니다.
또한 최근 급락세를 보였던 팩웨스트 뱅코프와 웨스턴얼라이언스 뱅코프도 각각 110만 달러, 340만 달러 어치 사들였는데, 이 소식에 간밤 두 은행주는 각각 17%, 11% 급등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