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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검인가, 아닌가…네카오 페이스리프트 대해부 [IT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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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빅테크 네이버·카카오가 올들어 PC와 모바일 화면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에 나서고 있습니다. 메인 화면을 3년만에 바꾸는가 하면, 2년전 폐지됐던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의 유사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이렇게 변화를 주는 배경이 뭔지, 산업1부 이근형 기자와 알아봅니다.
이 기자, 먼저 이것부터 확인해보죠. 실검이 부활하는 거다. 실검과는 다르다. 의견이 분분하던데, 뭐가 맞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비슷합니다. 카카오가 다음 포털에서 이미 출시한 ‘투데이버블’은 현재 웹상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주제를 판별해서 5개 정도 노출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네이버는 하반기에 '트렌드토픽'의 출시를 예고했는데, 모바일앱에서 관심사와 트렌드에 따라 자동으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트랜드와 키워드가 이용자의 화면에 뜨고, 그걸 클릭하면서 기사나 블로그 같은 다른 페이지로 넘어간다는 점에서는 비슷합니다.

<앵커>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의 핵심이 사람들의 관심사를 보여주는 데 있는 거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절대 실검이 아니다. 강하게 주장하고 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이들 업체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순위를 안 매긴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세상의 최대 관심사를 제시하는 게 아니라, 관심도가 대체로 높은 키워드들을 무작위로 보여준다는 얘깁니다.
또 기존에는 포털 창에 입력된 ‘검색어’만을 놓고 관심사를 분석했다면, 이제는 각종 뉴스나 온라인커뮤니티, 유저콘텐츠 등등 다양한 페이지에서 관심사를 뽑아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검색을 많이 해서 순위를 조작하는 문제가 덜할 수 있습니다.

<앵커> 예전 실검이 있을 때 ‘설악산 흔들바위가 무너졌다’라는 가짜정보가 검색어 1위에 올라서 혼란을 줬던 게 기억이 나는데, 네이버·카카오가 이번에 내놓는 서비스는 세상의 관심은 반영하지만, 조작의 문제에선 자유로울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네, 여기 더해서 카카오는 키워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지 아닌지 판단하는 분석시간을 실시간 검색어보다는 길게 가져간다고 밝혔습니다. ‘실시간 관심사’라기 보다는 ‘최근 관심사’에 가깝다는 겁니다. 또 네이버는 초개인화, 그러니까 이용자가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분야를 반영해서 키워드를 추천해준다는 점에서 기존과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기준으로 관심사가 추출이 되는지 알고리즘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한 상업적 이용이나 조작에 대한 의혹은 또다시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형식은 확실히 다르지만 관심사가 추천 키워드로 노출이 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건데, 네이버·카카오가 실검과는 다르다고 이렇게 극구 주장하는 것도 이례적입니다. 당초 실검이 폐지됐던 원인과 관련이 깊겠죠?

<기자> 맞습니다. 네이버는 2년전, 카카오는 3년전에 실검서비스를 폐지했습니다. 검색어를 통해 여론조작이 가능하고, 사회분열을 일으키는가 하면, 가짜뉴스로 혼란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논란이 됐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사람들이 도저히 검색해보지 않았을 것 같은 단어들, 특정 상품에 대한 키워드들까지 순위에 오르면서 상업적으로 이용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이번에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도 사회적 지탄을 피하기 위해 실검과는 다르다라고 강하게 선을 그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런 관심사 키워드 서비스뿐아니라, 화면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에도 나선다고 두 회사 모두 밝히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장 네이버가 포털의 PC 메인화면을 오는 17일부터 3년만에 개편합니다. 또 카카오는 모바일 카카오톡을 하반기까지 계속 개편할 계획인데, 이 달 안에 세 번째 탭을 지금의 ‘뷰’탭에서 ‘오픈채팅’탭으로 바꿉니다. 그리고 친구 탭에 뜨는 ‘생일’도 졸업, 입학, 취업 같은 더 많은 기념일을 보여주는 형태로 개선할 계획입니다.

<앵커> 올들어 굳이 실검의 부활이라는 비판에 직면하면서까지 새로운 서비스를 강행하고, 여기에 더해서 이렇게 너나할 것 없이 화면 구성까지 바꾸는 건 어째서입니까?

<기자> 이들 기업의 핵심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플랫폼 분야의 매출이 정체 또는 악화되고 있어섭니다. 네이버 서치플랫폼 매출, 1분기 0.2%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국내 포털 점유율은 평균 60.6%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랐는데, 매출은 멈춰선 겁니다. 카카오 다음 포털은 점유율(평균 4.7%) 자체가 줄고 있어서 훨씬 더 심각합니다. 이용자수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네이버(3,808만명)와 다음(797만명) 앱의 월간 활성이용자수는 1년전보다 각각 4.9%와 19.8% 감소했습니다.

<앵커> 이용자들을 다시 플랫폼에 오래 머물게 하고,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는 시도라는 얘긴데, 이런 변화들이 실제로 수익성 개선으로까지 이어질 만한 건지도 궁금합니다. 화면이 바뀐다는 게 수익성으로 어떻게 이어질까요?

<기자> 하나씩 보면서 설명을 드리면, 우선 지금 보시는 게 새로워진 네이버 PC포털 화면입니다. 디스플레이 광고가 훨씬 눈에 크게 들어온다는 게 느껴지시죠. 이 광고의 단가가 시간당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3천만원 초반(평일기준)이었다면, 개편을 마친 오는 18일부터는 800만원에서 3천만원 초반(평일기준) 수준으로 오릅니다.
다음으로 기존에 우측에 배치됐던 쇼핑탭이 중앙에, 훨씬 큰 비중으로 바뀌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올들어 광고매출 부진을 커머스 부문 매출이 상쇄하고 있는데 이걸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여기 더해서 네이버는 AI를 활용해 개인화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데, 쉽게 말하면 이용자에게 추천된 게시물이 구매로 이어지는 확률을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앵커> 카카오는 어떻습니까. 세 번째 탭을 오픈채팅으로 바꾸겠다는 거잖아요.

<기자> 세 번째 탭인 ‘뷰’탭은 기사나 에디터 창작물을 보여주는 탭입니다. 여기 나오는 광고 수익은 창작자에게 공유가 되는데, 1분기에 관련 매출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걸 오픈채팅으로 바꾼다는 겁니다. 오픈채팅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공간이어서, 이용자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는 게 카카오측 설명입니다. 현재 오픈채팅 일일 활성이용자가 900만명 수준인데, 오픈채팅 방장들은 검색 상위에 오르기 위해 광고비를 지불할 여지가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유료 오픈채팅방의 경우 수수료 수익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뷰탭보다 매출이 2배~2.5배 늘어날 것으로 카카오측은 보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두 회사 모두 사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손봐서 실적을 개선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만, 걱정할 부분은 따로 있지 않습니까? 구글과 MS가 AI로 치고 나오는 것 같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구글이 얼마전 한국어가 가능한 AI 검색엔진을 공개했습니다. 1분기 우리나라 검색엔진 평균 점유율을 보면 구글이 29%로 네이버를 추격하고 있고, MS 빙도 올해 처음으로 점유율이 2%대까지 올라섰습니다. 이번 플랫폼 새단장과 함께 하반기 출시될 네이버·카카오의 AI 성능이 어떻게 나와주는지가 플랫폼 업계 지각변동을 불러 일으킬 새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산업1부 이근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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