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가 폭락 사태의 청구서가 날아들고 있습니다. 빚내서 투자한 사람들이 수십억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특히 신용융자, 이른바 '빚투'가 차익결제거래, CFD 보다 더 큰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주가가 폭락한 8개 종목의 신용융자 잔고가 8천 억원 가까이 줄었는데, 대부분 반대매매를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사태로 손해를 입은 개인 투자자는 무려 7만명이 넘습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삼천리의 신용융자 잔고는 이번 SG증권발 연속 하한가 사태가 벌어진 지난 24일 1,532억원에 달했습니다.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이어갔고, 2일 신용융자 잔고는 21억원으로 급감합니다.
5거래일만에 1,500억원이 넘는 신용융자 잔고가 증발한 겁니다.
삼천리 뿐만이 아닙니다.
서울가스와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역시 주가폭락 사태가 벌어진 뒤 5거래일만에 신용융자 잔고가 각각 1천억원 넘게 줄었습니다.
나머지 4개 종목(세방, 다올투자증권, 대성홀딩스, 선광)까지 범위를 넓히면 신용융자 잔고 감소액은 무려 8,039억원에 달합니다. (기준: 4월 24일~5월 4일, 자료: 에프앤가이드)
신용융자 잔고 감소는 투자자가 해당 주식을 팔았거나 강제적으로 갚게 되는, 곧 반대매매를 당했다는 뜻인데, 5거래일이 지난 뒤 동시다발적으로 급감한 것은 대거 반대매매로 처리됐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기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통상 6~7% 수준이었던 반대매매 비중은 12~16%로 두 배 넘게 상승했고, 반대매매 금액도 역대 최대치로 치솟았습니다. (자료: 금투협)
[A 신용평가사 관계자: (해당 종목들의) 신용융자 비율이 원래 한 10%씩 다 넘었었잖아요. 사실 CFD 잔액 뿐만이 아니고 신용 융자 쪽에서 유사한 손실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런 부분까지 파악이 필요한데… 8월 중순경 2분기 실적 나올때 다 손실 처리할 수도 있고 일부 충당금 설정하고 일부는 회수하겠다고 할 수 있어서 그 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사들도 키움과 교보 등 CFD 거래가 컸던 일부를 제외하면, 이번 주가폭락 사태로 인한 피해는 신용융자가 CFD를 앞지를 것으로 보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채권 추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분할 상환이나 일부 납입시 기간 유예, 이자 감면 등 각종 방법을 활용해 개별 투자자들과 협의 중입니다.
하지만 결국 증권사가 추심할 수 있는 수준은 제한적이며, CFD와 신용 융자 모두 합치면 상당한 손실을 올 2분기 실적에서 떠안을 것이란 진단입니다.
한편,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작전세력의 CFD 거래에 가담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실적을 믿고 투자했다가 주가조작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울분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일반 개인투자자는 모두 7만여명으로 추산됩니다. (자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액은 7,730억원, 여기에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손실까지 반영하면 피해액은 총 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이 불가피한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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