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도로 발전 중인 인공지능(AI)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AI가 만든 노래 수만곡을 퇴출했다.
8일(현지시간) 온라인 음악 매체 '디지털 뮤직 뉴스' 등은 스포티파이가 음악 콘텐츠 제작 서비스인 '부미'(Boomy)의 생성형 AI를 통해 만들어져 업로드된 노래 상당수를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일 부미는 자사의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최근 스포티파이가 부미를 통해 만들어진 곡들을 삭제하고 새로 올라간 음악의 게시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부미는 생성형 AI를 통해 누구나 음악을 작곡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여러 비트를 넣어 음악을 만들고, 스포티파이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려 노래가 스트리밍될 때마다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부미가 자사를 통해 업로드된 노래 중 몇곡이 스포티파이에서 삭제됐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수만곡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파이가 부미로 제작된 노래를 퇴출한 것은 이 회사가 온라인 봇(자동 프로그램)으로 청취자 수를 조작해 스트리밍 수를 부풀리는, 이른바 '음원 사재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미는 지난 6일 "부미 아티스트들의 새로운 곡들을 스포티파이에 올리는 기능이 다시 활성화됐다"며 "어떤 종류의 조작과 인위적인 스트리밍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생성형 AI의 활용으로 미국 음악계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또 있다.
최근 유명 싱어송라이터 더 위켄드와 힙합 스타 드레이크의 신곡으로 소개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았던 '허트 온 마이 슬리브'라는 노래가 실제로는 이들의 목소리를 'AI 버전'으로 그럴듯하게 합성한 가짜 노래로 밝혀져 큰 충격을 줬다. 가수들의 목소리를 진짜처럼 편집해서 가짜 노래를 만든 것이다.
두 가수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은 틱톡,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서 이 곡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성명을 통해 "우리 아티스트의 음악을 이용한 생성형 AI의 학습은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의 다니엘 에크 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AI를 활용한 모든 멋지고 무서운 일들에서 빠르게 혁신과 진전이 일어나고 있고, 전에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포티파이가 플랫폼의 혁신과 아티스트의 저작물을 보호하는 데서 균형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는 더 많은 음악의 창작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스포티파이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