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경기지역 버스터미널 이용객이 절반으로 줄고 노선도 10개 중 3개 정도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KTX를 비롯한 광역철도망 확충 영향 속에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으면서 급감했던 버스 승객이 방역 완화와 일상 회복이 추진되는 상황에서도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경기도와 전국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도내 여객자동차터미널은 20개 시군에서 28곳이 운영 중이다. 2020년 2월과 비교해 4개 시군에서 4곳이 폐업하고, 1개 시군 1곳이 신설됐다.
성남종합터미널, 여주태평버스터미널, 장호원버스터미널(이천), 운천시외버스터미널(포천)이 없어졌고, 연천공영터미널이 신설됐다. 적자 운영으로 어려움을 겪던 가평버스터미널은 지난해 가평군이 매입해 운영하면서 문을 닫는 위기는 모면했다.
도내 버스터미널을 운행하는 노선도 2020년 801개에서 올해 629개로 172개(27.3%) 줄었다.
터미널 운영난은 매표 수익 감소에 따른 영업 손실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인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승객 감소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도는 설명했다.
3년 전과 비교한 버스터미널 이용객의 감소율을 봐도 전국에서 경기도가 가장 높다. 도내 일일 이용객 수는 2019년 3만8천619명에서 2022년 1만7천699명으로 54.2% 감소했다.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1년보다 11.4% 증가했지만, 감소 폭에 비해 회복 속도가 더디다.
3년 전과 비교해 터미널별 이용객 감소 폭은 서수원 81.0%, 부천 63.5%, 의정부 64.0%, 광명 62.0%, 광주 72.9%, 69.0%, 가평 71.8% 등에 이른다. 올해 2월 기준 일일 평균 이용객 수를 보면 시흥과 동두천은 각각 13명, 27명에 불과하고 이달 폐업을 앞둔 화정(고양)은 50명으로 떨어졌다. 일일 평균 매표수입금 역시 2019년 3천999만원에서 2022년 2천37만원으로 49.1% 급감했다.
단순히 승객 수나 매표수입금 추이로만 본다면 노선을 더 줄어야 하지만, 지역 간 교통 인프라의 바탕을 이루는 공공성을 고려해 어렵게나마 적자 노선을 유지하며 버티고 있는 셈이다.
터미널 건물 노후화도 심각하다. 현재 운영 중인 28곳 중 17곳(60.7%)이 20년 이상 된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가평버스터미널은 58년 전인 1965년 준공된 건물이고, 오산·일동·포천시외버스터널 등 3곳은 1970년대 건축됐다.
전국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 관계자는 "터미널 부지 공시지가는 상승해 세금을 더 내고 있는 반면 이용객은 감소하니 경영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규모와 여건에 따라 재정 지원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고생 요금 할인에 따른 터미널사업자의 공적부담금을 보전해주는 한편, 대도시권 터미널의 경우 주기능을 훼손하지 않은 선에서 편익 업종 임대를 허용해주고, 중소도시 터미널의 경우 공영화 또는 준공영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 교통국 관계자는 "터미널 이용객이 차츰 증가하고 있어 경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근본적으로는 지방 교통망의 근간인 버스터미널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