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성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사용 신청을 불허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시민위)는 전날 회의에서 6월 30일∼7월 1일 서울광장 사용을 신청한 퀴어문화축제와 기독교단체 CTS문화재단의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 2건을 심의한 결과 청소년·청년 콘서트 개최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두 단체는 행사 개최 90일 전인 지난달 3일 동시에 서울광장 사용을 신청했다.
이번 결정으로 퀴어문화축제는 처음 개최된 2015년 이래 코로나19 시기 오프라인 행사가 중단된 것을 제외하면 올해 처음으로 서울광장에서 퀴어퍼레이드를 열지 못하게 됐다.
시는 조례에 따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서울광장 사용일이 중복된 경우 신고 순위에 따라 수리한다. 만약 신고 순위가 같으면 신고자끼리 협의해 조정하고,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민위의 의견을 들어 어느 행사를 개최할지를 정한다. 이때 ▲ 공익을 목적으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행사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집회 신고를 마친 행사 ▲ 공연과 전시회 등 문화·예술행사 ▲ 어린이·청소년 관련 행사 ▲ 그밖에 공익적 행사가 우선순위가 된다.
두 단체가 같은 날 서울광장을 쓰겠다고 신청하면서 신고순위가 같았기 때문에 시는 지난달 13일 양측에 일정을 조정할 의사가 있냐고 유선상으로 물었으나 두 단체 모두 일정 변경이 어렵다고 회신해 이들 신청 건을 시민위에 상정했다.
시민위는 청소년·청년 콘서트가 어린이·청소년 관련 행사여서 CTS문화재단의 손을 들어줬다고 시는 설명했다.
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조례에 따른 적법한 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며 "여러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추측했던 서울시의 개입과 혐오세력의 압력 등이 사실이 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조정 시 보통 유선과 대면으로 모두 의사를 물어보는데 이번에는 전화로만 묻고 곧바로 시민위에 상정됐다"며 "7월 1일 서울퀴어퍼레이드는 반드시 열린다. 조직위는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