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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조작 원흉' CFD 검사에 증권가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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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로 드러난 대규모 주가 조작의 진원지로 꼽히는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키움증권을 전격 검사하기 시작하자 증권업계에선 긴장감이 돌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총 13개 사에 이른다.

이 가운데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해외주식·국내주식 매도 포지션 한정), 유안타증권, 하나증권 등 4개 사가 SG증권과 CFD 백투백(back-to-back) 계약을 체결했다.

백투백 계약이란 증권사가 개인 고객을 상대로 발생한 파생결합증권과 동일한 조건으로 외국계 증권사와 거래를 맺는 것으로, 증권사가 헤지(위험분산)를 위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키움증권에 대한 CFD 검사에 착수했으며 나머지 주요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검사에 들어갈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촉발한 매도 창구였던 SG증권과 헤지 계약을 맺은 증권사, 또는 공격적으로 CFD 영업에 뛰어들었던 증권사들이 우선 검사 대상에 오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발생한 미수채권 등 손실 규모 파악을 어느 정도 마쳤을 것"이라며 "업계가 앞으로 당국이 어떤 가이드를 내릴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특히 CFD 사업을 하는 증권사 중에서도 초창기부터 홍보를 활발하게 해왔던 곳일수록 긴장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보고 등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 2월 말 기준 CFD 잔액이 6천13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교보증권은 싱가포르계 증권사 CGS-CIMB와 헤지 계약을 맺었다.

같은 시기 키움증권의 CFD 잔액은 5천181억원으로 교보증권 다음으로 많았으며, 메리츠증권(3천409억원)과 하나증권(3천394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메리츠증권은 외국계 증권사와 백투백 계약을 맺지 않고 자체 헤지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은 모건스탠리와 백투백 계약을 맺어 CFD 리스크(위험)를 헤지하고 있으며, KB증권은 자체 헤지를, 신한투자증권은 자체 헤지와 외국계 증권사 헤지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DB금융투자는 CGS-CIMB와 백투백이 아닌 위탁 계약을 맺어 CGS-CIMB가 자체적으로 헤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 나머지 증권사들은 외국계 증권사와 백투백 계약 체결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일부 증권사들은 "외국계 증권사와 헤지 계약을 진행하고 있지만 SG증권은 아니다"라며 SG증권과 거리를 두는 등 이번 사태에 연루될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하려 했다. CFD 잔액 등 규모에 대해서도 일제히 함구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민감한 시기이다 보니 이번 사태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일은 최대한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CFD는 2015년 교보증권을 통해 처음 국내에 상륙한 이후 한동안 서비스가 제한적이었으나, 점차 증권사들 사이에서 수수료 수익을 벌 수 있는 신사업으로 떠오르며 고객 유치 경쟁이 심화했다.

특히 2019년 11월 금융당국이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개인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을 완화하자 CFD 거래를 할 수 있는 개인 전문투자자 수가 증가하면서 일부 증권사들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업계 일각에선 당국의 CFD 제도 개선 조치로 증권사들이 CFD 서비스를 아예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자본시장이 성숙한 미국에서 CFD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장외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 조치로 미국 내 거주자와 미국 시민은 CFD 거래를 할 수 없다.

미수채권 손실 등의 우려로 CFD 신규 가입과 매매를 차단한 증권사들도 이미 여럿이다. 이날 기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신규 서비스 가입과 매수 등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이번 기회에 증권사들이 CFD 관련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령 증권사가 CFD 사업을 영위할 때 자기자본 등을 기준으로 한도를 정하거나 거래소의 거래정보저장소(TR)를 활용해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고 추적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 등이 (지난달 금감원 간담회에서) 제기됐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 사태로 거액의 미수채권을 떠안을 처지로도 몰렸다.

작전세력의 타깃이 된 종목들의 주가 폭락과 반대매매로 인한 손실액은 외국계 증권사가 충당하고 나면 이를 국내 증권사가 먼저 갚아주고서 나중에 개인투자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장 개인이 수십억 원을 갚긴 어려워 국내 증권사들이 수천억원대의 회수 부담을 지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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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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