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경찰 5천500명을 대상으로 사실상 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대만 연합보가 25일 보도했다.
외부 공격을 받는 상황에 대비해 핵심 시설의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이번 훈련의 목적이라고 대만 당국이 밝히고 있으나, 이는 사실상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경찰의 군사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우선 45세 미만의 교관 요원 120명을 선발해 5월부터 6월 중순까지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들은 첫 2주간 육군 보병 훈련소에서 경화기 훈련을 받은 뒤 국방부 대테러훈련소에서 전술·전투 기술 훈련을 거친다. 특히 각종 무기 사용법, 수류탄 투척술, 소부대 전투, 기초 근접 전투 기술, 시가지 전투, 시가전 사격술 등 6가지를 집중 교육받게 된다.
교육을 마친 교관들은 대만 북부, 중부, 남부지역으로 보내져 5천500명의 경찰관에게 해당 6가지 군사훈련을 1인당 3개월씩 교육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만 국방부로부터 훈련 지침을 전달받은 내정부는 경찰청을 통해 각 지역 경찰서에 훈련 교관 모집을 시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연합보는 전했다.
그러나 대만 정부의 이런 조치에 반발이 작지 않다. 치안 유지에 역점을 둬야 할 경찰이 군사훈련을 받고 군사 작전을 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대만 경찰 내부에선 "경찰을 군인으로 여기지 말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대만 야당인 국민당의 유위란 입법위원은 "유사시 경찰이 군인처럼 백병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명백하다면 경찰 퇴직금 등과 관련한 보장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린유창 내정부장은 경찰이 제2군(軍)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핵심 기반 시설을 보호하고 적의 공격·침투를 방지하는 쪽에 경찰 훈련이 집중되며, 이는 경찰이 군사작전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