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우리 주식시장 점검합니다. 증권부 박승완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오늘 오전 SG증권에서 나온 매물로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여럿 있었다고요.
<기자>
오늘 시장에서는 오전 10시가 되기 전 하한가 종목들이 급출회하면서 각종 의혹들이 쏟아졌습니다. 하나같이 한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 상위에 올랐는데요.
문제는 오늘과 같은 신용 리스크로 인한 변동성이 자칫 대형 악재로 번질까 하는 점입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름만 들어도 아는 상장사들이 하한가로 추락했습니다.
24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성홀딩스와 세방, 삼천리, 서울가스, 다올투자증권 등이, 코스닥시장은 선광, 하림지주, 다우데이타가 갑작스런 하한가로 직행했습니다. 시가총액이 3조 원에 육박하는 CJ도 12.7% 하락했습니다.
이들은 업종도 다르고 공통적인 테마 이슈도 없지만, 올 연초부터 주가가 우상향을 거듭해왔습니다. 일제히 매물은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럴(SG) 증권 창구에서 쏟아졌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들의 신용잔고율입니다. 신용잔고율이 높을수록 상장된 주식 중 신용으로 산 주식이 많다는 뜻인데, 선광과 세방, 삼천리, 다우데이타가 10%를 넘겼고, 나머지 종목들도 6~7% 수준이었습니다. 신용잔고율이 5% 이상인 종목은 전체 상장사 중 10% 미만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용 잔고가 상당한 가운데 차액결제거래, CFD(Contract for Difference) 문제가 터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변동분에 대해서만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입니다.
특히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데, 예를 들어 한 주식의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1,000만 원을 투자하려면 증거금 40%, 400만 원만 가지고 투자가 가능합니다. 이후 팔 때 그 가치가 1,500만 원이라면, 차액인 500만 원만 입금되는 형식입니다.
상승장에서는 고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하락장이나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에 나설 수 있습니다. 일부 사모펀드의 CFD 만기 연장에 실패했고, 이로 인한 반대매매가 무더기 하한가의 원인일 수 있다는 겁니다.
시장은 이번 현상이 단발성 이슈로 끝날지에 주목합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신용융자 잔고가 20조 원을 넘어서고 일부 증권사가 대출을 중단하는 등 과열 징후가 뚜렷하다며, 특히 신용잔고율이 높은 종목에 대한 주의를 강조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 연구위원: 최근 레버리지 투자가 많이 들어왔다는 부분이,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부 수급 쪽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 레버리지 거래에 대한 반대매매 수급 후폭풍은 염두에 두고 바라봐야 한다. 5월 중반까지 상승쪽 보다는 단기 조정을 열어두어야…]
환희에 찼던 국내 증시가 한순간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5월에 팔아라(Sell in May)"란 증시의 오래된 격언이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앵커>
자칫 신용잔고비율이 높은 종목이 추가로 생기면서 증시 수급이 꼬이는 문제로 번지지 않을지 지켜봐야겠군요.
와중에 우리 시장, 계속해서 빠지고 있습니다. '빚투' 규모가 열 달 만에 20조 원이 넘은 상황에서 긴장감이 역력한 분위기군요.
<기자>
앞서 살펴보셨듯 미·중 갈등에 우리 반도체 산업이 '진퇴양난'이죠. 주식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삼성전자(-0.76%), SK하이닉스(-2.13%), 동부하이텍(-2.30%) 등이 하락 마감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6만 전자'를 지키기도 어려울 것이란 걱정이 나옵니다.
장 초반 하락 출발한 코스피, 코스닥 양 시장 끝내 반전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모두 3거래일 연속 빠진 건데요. 무엇보다 코스닥의 낙폭이 뼈아픕니다. 이달 초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900스닥을 넘어서는데 성공했지만 한주만에 전부 내주며 이달 초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앵커>
자세히 살펴보죠, 유가 증권 시장 2,520선으로 빠졌군요.
<기자>
오늘 코스피는 20포인트 내린 2,523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800억, 300억 원 넘게 매도했는데요. 기관이 1,000억 원 넘게 사들였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장 초반 하락세를 이어가며 장을 끝냈습니다.
코스닥 역시 하락 마감했는데요. 1.5% 빠지며 855.2에 거래를 끝냈습니다. 장 초반 기대 심리에 잠깐 상승 전환하더니 이내 무너지며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동학 개미가 오늘도 1,700억 원이 넘게 매집을 이어갔고요. 외국인과 개인이 200억 원, 1,100억 원 이상 매도했습니다.
<기자>
시총 상위를 차지하는 반도체가 흔들리다 보니 좀처럼 국면 전환이 어려운 모습이군요. 그런데 자동차 주는 분위기가 달랐다고요?
<기자>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굵직한 종목들이 무너지는 증시를 받쳐줬습니다. 현대차가 0.79%, 기아가 1.68%, 현대모비스가 0.87% 올랐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함께하는데요. 최대 화두인 IRA 보조금 관련 문제 해법을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내일과 모레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어닝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이에 더해 HL만도가 4% 넘게 올랐는데요. 오늘 증권가에서만 10개가 넘는 리포트가 쏟아졌습니다. 만도는 현대차 그룹과 미국의 GM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데요. 이들의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 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만도 역시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앵커>
증권가에선 급등세를 이어온 2차전지 관련주 급락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죠?
<기자>
앞서 말씀드린 현대차와 기아 외에도 SK하이닉스가 수요일, 삼성전자가 목요일 실적을 발표합니다. 이제 관건은 실적과 주가의 괴리율이란 게 증권가 조언인데요. "주가가 실적을 한참 앞서가 있다"는 뜻입니다. 대신증권은 "다수의 2차전지 관련주가 실적 전망 하향 조정에도 급등세를 이어온 만큼 과격한 되돌림 과정이 전개될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랠리를 이어가던 2차전지 관련주들은 최근 들어 개별 기업별로 움직이는 모습인데요. 오늘 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1.05%)이나 에코프로비엠(-0.55%)은 내렸고, 포스코홀딩스(+0.63%)나 에코프로(+4.18%)는 올랐습니다. 오늘 시장에서 동학개미는 LG에너지솔루션(429억 원), 포스코홀딩스(337억 원), 에코프로(324억 원)는 사들였고, 에코프로비엠(226억 원)은 팔았습니다. 종목에 따라서 다른 전략을 펼치는 상황인 거죠.
<앵커>
지난주부터 국내 주요 엔터주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가 잇따르고 있죠. 엔터업종도 좋은 흐름 이어갔다고요?
<기자>
소위 엔터 빅4 모두 상승 마감했습니다. 대장주 하이브가 3.6%, 최근 시가총액 3조 원을 넘긴 JYP도 올랐고요. 에스엠과 와이지 역시 각각 2~4% 상승 마감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시장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 것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입니다.
본격적인 반등은 2분기로 예상되는데요. 이때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K-POP 기획사들의 북미 진출은 단순히 제3의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아닌 메이저 시장 진입을 위한 움직임"이란 거죠. 가장 주목할 종목으로는 하이브를 꼽았는데, 자체 플랫폼이죠, "위버스를 통해 흥행하는 경우 레버리지를 더 크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앵커>
그간 온라인 콘서트 위주로 공연을 해오다가 오프라인 공연까지 열리면 수익을 더 키울 수 있겠군요. 목표주가도 올리고 있다고요?
<기자>
JYP의 경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미국 걸그룹 프로젝트(A2K)에 시장의 높은 관심이 예상됩니다. NH투자증권은 "기존 라인업부터 신규 라인업까지 긍정적"이라며 기존 8만 5천 원에서 11만 원으로 높였고요. 에스엠에 대해서는 메리츠증권이 목표주가를 12만 5천 원에서 1만 원 올렸습니다. 다만 와이지엔터테인먼트 현 수준의 목표 주가를 이어가는 분위기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여전히 기대감이 높다"면서도 목표가격 7만 5천 원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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