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먹는 방송)과 '쿡방'(요리 방송)을 즐겨보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아침을 거르거나 야식 섭취 등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을 더 많이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작년 전국 800개교 중고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응답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최소 일주일에 1회 이상 먹방이나 쿡방을 시청한다고 답했다.
주 1∼2번 본다는 응답 비율은 17.5%, 주 3∼4번은 11.3%였다. 매일 본다는 중고생도 8.3%였다. 전혀 보지 않는다는 응답은 29.4%였고, 한 달에 1번 이상이 18.3%였다.
대체로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먹방·쿡방을 즐겨봤다.
먹방과 쿡방을 보는 중고생들의 아침 결식률(주 5회 이상)은 40.7%로, 보지 않는 학생들(35.0%)보다 높았고, 야식 섭취율도 시청 청소년들(24.2%)이 비시청 청소년(21.9%) 청소년보다 높았다.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단맛 음료, 고카페인 음료를 섭취하는 학생들의 비율도 먹방·쿡방 시청 그룹에서 각각 29.1%, 65.4%, 22.6%로, 보지 않는 그룹(22.9%, 59.3%, 21.7%)보다 많게는 6%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반면 건강한 식습관의 지표인 과일(일 1회 이상), 채소(일 3회 이상), 우유(일 1회 이상) 섭취율은 먹방·쿡방을 보지 않는 청소년 그룹에서 더 높았다.
먹방·쿡방을 보는 학생들을 시청 빈도에 따라 나눠봤을 때도 가장 많이 보는 청소년들(주 5∼7회씩)이 야식이나 패스트푸드, 단맛 음료, 고카페인 음료 섭취율이 높고, 아침은 더 많이 굶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과일, 채소, 우유 섭취율은 시청 빈도와 크게 상관이 없거나 시청시간이 긴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먹방·쿡방 시청이 자신의 식사 습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60.9%의 청소년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청 후 '따라 먹거나 따라 조리하기'(21.4%), '간식이나 야식 먹기'(7.0%), '자극적으로 먹기'(4.6%), '많이 먹기'(3.8%) 등의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도 있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먹방·쿡방 시청하는 학생들 중에서 좋지 않은 식습관 비율이 확연하게 높게 나타났다"며 "학생들이 보는 미디어 등에서 건강한 식습관을 보여줄 필요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