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패션 사업이죠. FnC부문이 새로운 카테고리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해외 패션브랜드를 수입해 판매하는데 주력하는 다른 패션 대기업과 달리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건데요.
산업2부 김예원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코오롱하면 아웃도어 브랜드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이외 다른 브랜드들이 활약하고 있다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코오롱FnC의 간판 브랜드는 아웃도어 코오롱스포츠인데요.
코오롱FnC는 지난 2014년 최대 매출을 낸 후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출 역성장을 거듭했습니다.
2020년엔 코로나 영향도 있었지만, 코오롱스포츠로 호황을 누리다 아웃도어가 전반적으로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매출이 하락 곡선을 그리게 된 겁니다.
경쟁사들이 2~4개 간판 브랜드를 주축으로 수익을 내는데 반해, 간판 브랜드가 1개인 점도 문제점이었고요.
이렇게 아웃도어 브랜드에만 치우진 구조에 한계를 느끼고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을 합니다.
핵심 방향 중 하나가 '브랜드 다각화'인데요.
실제 코오롱FnC는 최근 5년간 자체 브랜드만 9개를 내놨거든요.
경쟁사가 평균 4~5개 정도를 론칭한 것과 비교하면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고자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기업들이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판매하는데 주력한 것과는 차별화된 행보로 볼 수 있겠죠.
<앵커>
패션기업이라면 어느 곳이나 신규 브랜드를 키우는 작업을 할 것 같은데, 코오롱FnC만의 차별점이 있는 건가요?
<기자>
성장 동력의 핵심은 2019년 사내 벤처 형태로 출범한 '프로젝트 그룹팀'입니다.
코오롱그룹 4세인 이규호 사장이 코오롱FnC 수장일 때 해당 조직의 설립을 추진했는데요.
지금은 '프로젝트 사업부'로 이름이 바뀌었는데요.
핵심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일단 해보자"는 겁니다. 코오롱FnC 특유의 조직문화라고도 하는데요.
프로젝트 사업부에겐 3년 동안 브랜드를 자유롭게 꾸릴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앵커>
그럼 그 기간은 자유롭게 운영을 하는 건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3년 동안은 회사가 운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요.
사업을 이끄는 것도 프로젝트 매니저입니다.
브랜드별 소수 정예로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인 거죠.
패션 대기업의 경우, 통상 고위급 임원이 몇 개의 브랜드를 모아서 총괄하는게 일반적인데, 이러한 방식에서 탈피한 건데요.
조직이 작고 젊어 지니까 새로운 도전들이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브랜드를 론칭한다고 하면 투자도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 부분에서 오히려 수익성이 떨어지는 거 아닐까요?
<기자>
그런 부담을 줄인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데요.
온라인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 사업부 브랜드들은 온라인에서 소규모로 제품을 내놓은 뒤 반응을 보고 재차 출시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온라인이다 보니 리뷰나 관련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소비자 반응도 빠르게 캐치가 가능하고, 개선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거죠.
주머니 위치나 지퍼 유무 등을 계속 수정하면서 재출시해 소비자 만족도를 더욱 높였다고 하고요.
온라인 유통 기반이기 때문에, 통상 백화점, 쇼핑몰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출점하면서 판매를 시작하는 것보단 제반비용을 낮출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시장성이 입증이 되면 오프라인 유통을 확대하고, 반대로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면 빠르게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신규 브랜드를 내놓는데 대한 위험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프로젝트 사업부의 브랜드들이 실제 성과도 내고 있는 겁니까?
<기자>
최근 코오롱FnC의 매출은 다시 1조 원대로 진입을 했습니다.
물론 엔데믹으로 돌아서면서 의류 소비가 늘어난 영향도 있고, 골프웨어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매출에 기여를 한 부분도 있는데요.
프로젝트 사업부 역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프로젝트 사업부에서만 7개 브랜드를 선보였고, 현재는 6개를 운영 중인데요.
이 브랜드들은 세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꾸준히 기록해 왔습니다. 간판 브랜드들과 비교하면 아직 사업 규모는 미미하지만, 성장세가 큰 겁니다.
안정궤도로 올라갔다는 판단 하에, 3개 브랜드가 개별 사업부로 정규 편성이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금 또 주력으로 키우는 브랜드가 있다고요?
<기자>
최근 코오롱FnC는 '볼디스트'라는 브랜드를 기자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는데요.
볼디스트는 워크웨어, 작업복을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기계 및 자동차 등 정비 작업자, 방탄복, 용접 작업자 등이 작업 현장에서 안전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건데요.
2020년에 직원 4명이 모여서 시작한 브랜드였습니다. 지금은 10명 규모까지 커진 상태고요.
올해 3년차인데, 올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50% 성장했습니다.
담당자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김정희 / 볼디스트 디자인실장: 아무도 안 해본 걸 한번 해보자. 사실 대기업이라고 하면 규모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움직이는데 무겁거든요. 그런데 프로젝트 사업부는 그러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움직임으로써 작은 조직이 굉장히 빨리 빨리 상황과 환경에 대처하기 쉽게 움직이고 있고요.]
개그맨 조세호 씨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도 내세운 브랜드 '아모프레'도 있습니다.
남자 173cm, 대한민국 평균 체형을 위한 옷으로 MZ세대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는데요.
이 프로젝트 사업부를 통해 기존 패션 대기업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영역을 시도하면서, 체질 개선뿐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김영석, 영상편집: 김민영, CG: 최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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