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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로고는 한물 갔다" 티 안나는 '스텔스 럭셔리'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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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를 타다 한 남성과 충돌한 일로 민사 소송을 당했던 할리우드 배우 귀네스 팰트로가 법원에 입고 나온 옷과 걸치고 나온 악세사리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 단조로운 색상의 로고가 없는 옷이었지만 명품을 아는 사람들은 하나 하나가 비싼 브랜드 제품이라는 점을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18일(현지시간) 화려함 대신 귀네스 팰트로의 법정 패션과 같이 로고가 없고 수수한 디자인의 이른바 '스텔스 럭셔리'(조용한 명품)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고급 백화점 니만 마커스의 조디 칸 명품 담당 부사장은 "이번 시즌에는 로에베와 생로랑, 미우미우와 같이 눈에 확 띄는 디자인을 추구하던 브랜드들이 고전적인 감성에 기대면서 스텔스 럭셔리의 분위기가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이같이 스텔스 럭셔리가 유행하는 데에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의 경제적 불확실성 등 사회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명품 컨설턴트인 로버트 버크는 팬데믹 기간에는 경기 부양책과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젊은 구매자들이 로고가 크게 박힌 명품을 좇았지만, 이제는 그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버크는 "현재는 경제 불확실성과 함께 어느 정도 피로감이 있다"며 "사람들은 자신들이 돈이 많다는 것을 굳이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텔스 럭셔리는 부유층 사이에서는 오랜 기간 지속된 유행이었으나, 최근 경제적 불확실성과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의 잇따른 감원으로 해고된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이 이를 따르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있다.

부유층이 2천달러(265만원) 이상의 캐시미어 명품 스웨터를 사 입을 때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은 제이크루나 바나나 리퍼블릭, 빈스 등 기성복 브랜드에서 400달러(53만원) 이하 가격의 캐시미어 스웨터를 사 입는다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사람들이 과시하고 싶어 하는 때는 경제적으로 좋은 시기이지, 재정적 미래가 불확실해지는 시기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디자이너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럭셔리 인스티튜트의 마틴 페드라자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과거에도 이 같은 스텔스 럭셔리의 시기가 있었다.

1990년대에 디자이너 도나 카란과 미우치아 프라다가 실용적인 의상을 유행시켰을 때가 있었고, 2008∼2009년 세계 금융위기 때도 스텔스 명품 패션이 유행했다.

뉴욕 패션기술대 박물관의 퍼트리샤 미어스 부국장은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 18세기 말부터 스텔스 명품 패션이 등장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프랑스 왕정이 붕괴하고 산업화와 도시화가 일어나면서 궁정 생활은 사라지고 산업가들이 권력을 잡게 됐다"며 "부와 권력을 얻은 산업가들은 짙은 색 정장을 유니폼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스텔스 패션이 유행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큰 로고와 화려한 무늬의 패션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타임지는 내다봤다. 페드라자 CEO는 "로고를 원하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할 것이며 샤넬마저도 로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유행을 따르는 브랜드는 언제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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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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