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철길 옆 아파트'라고 불렸던 서울 휘경동의 한 분양단지가 무려 50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쳐 화제를 모았습니다.
철길 소음에, 열악한 학군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평가도 있었지만, 달라진 서울 분양시장 분위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가 흥행을 이끌었습니다.
전효성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오늘 나와있는 이곳은 동대문구 휘경동 일대입니다. 최근 높은 경쟁률로 분양에 성공한 휘경자이가 들어설 곳이기도 한데요. 침체된 부동산 경기 속에서도 높은 경쟁률이 가능했던 이유, 과연 어디에 있을지 직접 살펴봤습니다. 함께 가시죠.]
휘경자이 디센시아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51.7대 1.
329가구를 모집하는데 무려 1만 7,013개의 청약 통장이 몰렸습니다.
당첨자 최고 가점도 77점에 달해 올해 들어 최고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청약 시장의 척도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한 셈입니다.
사실 휘경자이는 분양 전부터 적지 않은 논란에 휘말린 바 있습니다.
특히 일부 단지가 철길과 맞닿아 있는 점에 대한 우려감이 높았습니다.
[이 단지는 철길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조성되고 있습니다. 교통편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지만, 소음으로 실생활에 불편함이 있을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실제 현장에 30분간 머물러 있어 봤더니 무려 6차례나 지상철이 지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오래 거주한 시민들 역시 이 부분에 대한 불편함을 전했습니다.
소음 뿐 아니라 철길에서 발생하는 분진에 대해 언급하는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신인순 / 동대문구 휘경동: 많이 시끄럽죠. 별로 그렇게 좋은 환경은 아니에요. 철도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도 그렇고 환경은 좋지 않아요.]
[휘경동 주민: 열차가 가면 바람 후폭풍이 있잖아요. (열차가) 지나가고 나면 먼지가 이는 거죠. 분진이라고 하잖아요. 우리는 코로나 있기 전부터 마스크를 쓰고 근무했어요.]
주변에 초·중·고등학교, 이른바 '학군'이 신통치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단지로부터 1km 바깥에 있어 어린 학생들이 다니기에는 쉽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인영산 / 동대문구 휘경동: 청량초등학교는 여기서 애들 걸음으로는 10분~15분? 다른 초등학교도 한 20분 정도 걸릴 거예요. 애들 걸음으로.]
이처럼 주거 환경에 대한 불편함이 예상됨에도 높은 청약 경쟁률이 가능했던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전문가들은 접근 가능한 수준의 분양가가 책정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지적합니다.
휘경자이의 전용 59㎡ 분양가는 최고 7억 7,700만원(최저 6억 4,900만), 전용 84㎡는 최고 9억 7,600만원(최저 8억 2,000만)으로 책정됐습니다.
주변 아파트 매물이 10억~11억원 수준에 나와있는 점을 감안하면 새 아파트 치고는 합리적 가격이라는 겁니다.
[서진형 /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 강북에 지역적인 입지가 그리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휘경자이) 분양 열기가 일어난 것은 대출 규제 완화 이런 것들이 영향을 미침으로 인해서…]
아울러 청약 규제 완화로 수요층의 부담을 크게 낮춘 점, 휘경자이를 시작으로 인근 지역에 대규모 개발이 예정돼 있는 점도 흥행 성공의 배경으로 풀이됩니다.
[A 공인중개사: 동네가 좋아지죠. (앞으로) 1만 5천 세대 들어오니까. 아이파크 들어오고, 더 좋아질 것으로 보는 거죠. 가격도 괜찮았고…]
주거 환경에 대한 우려감 속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휘경자이를 시작으로 향후 분양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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