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를 28일 체포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6시 전씨가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직후 신병을 확보해 압송 중이다.
전씨는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대한항공 KE086편을 타고 귀국했다.
전씨는 입국 직후 연합뉴스 기자에게 "마음 다치신 분들에게 사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축복받은 것 같다. 태어나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전씨는 지난 26일 SNS에 항공편 예매내역을 올리고 "도착한 이후 바로 광주로 가겠다"며 "5·18 기념 문화센터에 들러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과 이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본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 법원에서 체포영장과 신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전씨를 상대로 마약류 투약 여부를 검사하는 한편 자신과 지인들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발언의 진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마약 검사와 신문 결과를 종합해 체포시한이 만료되기 전에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전씨는 뉴욕에 체류하던 지난 13일부터 SNS와 유튜브,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고 본인과 지인들이 마약사범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오전에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전씨는 당시 "이게 MDMA라는 약입니다. 엑스터시예요. 이건 DMT라는 겁니다. 이것도 할 거예요"라고 말한 뒤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물을 물과 함께 잇달아 들이켰다. MDMA(메틸렌 디옥시메탐페타민)는 일명 엑스터시로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DMT(디메틸트립타민) 역시 환각을 유발하는 마약류다.
그러면서 "이거 해도 안 죽어요. 근데 검사했을 때 나와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다 할 거예요. 제가 이렇게 방송에서 마약을 먹어야지 검사를 받고 형을 살 것 아닙니까", "죽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거하고. 벌받아야 되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씨는 "제가 갖고 있는 모든 마약을 먹었습니다"라고 말한 뒤 "아 어지럽다. 어지럽습니다. 무서워요. 무섭습니다"라며 횡설수설했다. 경찰과 구급대원들이 출동하자 엄마를 찾기도 했다.
경찰은 이 방송과 발언 등을 토대로 전씨를 입건 전 조사(내사)해왔다. 마약을 투약했다고 전씨가 함께 폭로한 지인 가운데 국내에 체류하는 2명도 조사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