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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암호화폐 다룬 보고서에 '테라·루나 사태' 집중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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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백악관이 하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초래한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암호화폐의 사기성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에서 전격 체포된 가운데 미 뉴욕 검찰도 그를 사기 등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이같은 시각이 향후 권 대표의 사법처리 절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지난 20일 하원에 제출한 연례 '대통령 경제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권 대표가 고안한 테라USD(UST)와 이에 알고리즘으로 연결된 자매 코인 루나 사례를 소개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를 뜻한다.

백악관은 이론적으로 1UST가 1달러 상당의 루나와 거래되도록 해 가치를 지지하도록 설계됐으며, 특히 UST를 사서 맡기면 연 19.5% 수익률을 보장하는 '앵커 프로토콜'이 이를 떠받치면서 한때 세계 4위의 스테이블코인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몇건의 대규모 인출로 인해 UST의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여파가 루나로 이어지며 결국 두 암호화폐 모두 붕괴하고 말았다고 적었다.

백악관은 "암호화폐 자산은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해로울 수 있다"며 "해당 산업 참여자들은 기존의 법과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고, 개인 투자자들을 겨냥한 사기 유형의 불법행위가 흔히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가증권인 가상자산에 대한 정보공개 부족에 따라 투자자들은 사실 이 암호화폐에 어떤 근본적인 가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백악관은 "많은 사기꾼은 자극적이고 수익률이 높은 투자기회가 있는 듯이 복잡하고 전문적으로 보이는 웹사이트를 만들어놓지만, 피해자가 암호화폐에 투자하면 범죄자들은 이 자금을 들고 종적을 감춰버린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이 접수한 2018년 10월∼2022년 9월 암호자산 관련 신고 데이터를 인용해 문제제기 중 40%가 사기행위와 관련이 있었으며 다른 40%는 약속된 시기에 자산을 꺼내다 쓸 수 없는 거래 문제였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또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를 먼저 보내주면 몇 배 이상 가치의 암호자산을 돌려주겠다는 식의 '공짜 사기'(giveaway scam)에 20∼39세 연령대가 가장 많이 걸려들었다며 "젊은 사람들이 이런 사기에 가장 취약하다"고 짚었다.

특히 백악관은 암호화폐 현황을 분석한 챕터에서만 사기·사기꾼·사기성 등 '사기'(fraud) 관련 표현을 9차례에 걸쳐 사용할 정도로 암호화폐 관련 사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작년 5월 테라폼랩스의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이 돌연 작동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UST와 루나의 대규모 투매사태가 발생, 세계 가상화폐 시장을 강타했다.

그 결과 테라폼랩스가 무너졌고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우스캐피털(3AC), 코인 중개·대부업체 보이저 디지털, 거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 등의 연쇄 파산으로 이어졌다. 한국 검찰 등 관련기관의 수사도 진행돼 왔다.

사태 직후 해외로 도피한 권 대표는 11개월 만인 이날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에 꼬리를 잡히며 체포됐다.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고, 이날 뉴욕 검찰도 별도로 그를 재판에 넘김에 따라 국내 송환에 앞서 미국 법정에 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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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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