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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값만 3천만원…노인 삶 갉아먹는 치매 [▽:인구절벽 판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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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구 고령화로 치매 환자수가 급속하게 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국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에 이를 전망인데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기엔 유리한 환경일 수 있습니다.

특별기획 '인구절벽, 판이 바뀐다'. 오늘은 인류 역사상 어느 누구도 이루지 못한 치매정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고영욱 기자입니다.

<기자>
의학기술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치매는 인류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병입니다.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독성 단백질이 쌓여 치매가 발생한다는 가설이 유력한 정도입니다.

치료제 개발이 더딘 이유는 인체에서 가장 복잡한 기관인 뇌에 발병하기 때문입니다.

[정윤택 /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 : 동물 모델이라든가 기타 바이오 마커를 활용해서 조기에 진단하는 부분들이 굉장히 어렵고요. 뇌세포에 있는 혈액관을 약물이 투과할 수 있느냐. 소위 BBB라고 하거든요.]

지금까지 개발된 가장 효과적인 치매 치료제는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함께 만든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입니다.

임상 3상에서 가짜약보다 인지능력이 27%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는 7월 중 미국 FDA 정식 승인이 되면 임상에 참여하지 않은 일반 환자도 맞을 수 있게 됩니다.

다만 국내 들어오려면 2년 넘게 걸릴 전망입니다.

우리 돈으로 1년에 3천만 원(2만6500달러)이 넘는 약값도 문제입니다.

에자이 측이 전망한 2030년 레켐비 매출은 70억 달러, 전 세계 치매 환자가 1억 4천만 명 가량인데 26만 명이 이 약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셈입니다.

[정윤택 /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 : 도네페질 등 4종 정도가 미국 FDA 기존에 허가가 돼서 치매 환자들에게 투여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증상 완화를 위한 거지 치료제 개념은 아니거든요. 혁신적으로 완치되는 수준의 약물이 개발되면 경제적인 효과도 물론이지만 명예와...]

국내 기업들도 치매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아리바이오와 젬벡스처럼 자체 신약 개발 중인 곳이 있는가 하면,

JW중외제약과 셀트리온제약 등은 치매환자들이 좀 더 쉽게 쓸 수 있도록 마시거나 붙이는 형태의 치매 관련 약품을 내놨습니다.

업계에선 내년이면 국내 치매환자수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양한 치료제 개발을 위한 유리한 환경은 갖춰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래 없이 빠른 인구 고령화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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