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완화 기조와 급매물 소진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이 6주 연속 둔화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 하락률 1위를 기록했던 세종시는 1년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고, 용인 처인구 일대는 '반도체 특수'로 하락폭이 크게 줄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0.16%) 대비 0.15% 떨어졌다. 약세는 지속됐지만 낙폭은 6주째 감소세다.
지난달 급매물 거래가 크게 늘면서 싼 물건이 소진되고, 일부 호가가 오른 영향이다.
서초구와 강동구 아파트값이 보합 전환했다. 이들 지역 아파트값이 하락을 멈춘 것은 서초구는 지난해 8월 둘째주, 강동구는 작년 6월 첫째주 이후 처음이다.
이에 비해 강남구(-0.11%)와 송파구(-0.06%)는 지난주(-0.07%, -0.01%)보다 낙폭이 다시 확대됐다.
강북지역에서는 도봉구(-0.24%)와 강북구(-0.20%)는 지난주보다 낙폭이 줄었으나 노원구는 0.12% 내려 지난주(-0.10%)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지난달 급매물 거래가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자 다시 매수문의가 감소하고 거래도 감소하는 분위기여서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할지는 금리 인상 여부 등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지난주 -0.50%에서 이번주 -0.47%로, 인천은 -0.48%에서 -0.35%로 낙폭이 둔화했다.
이 가운데 지난주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된 용인 처인구 일대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아파트값 하락폭이 -0.02%로 지난주(-0.55%)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것이라는 청사진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용인 수지구 역시 지난주 -0.43%에서 이번주 -0.29%로 하락폭이 줄면서 용인시 전체도 -0.38%에서 -0.26%로 낙폭이 감소했다.
전국 아파트값은 0.36% 내려 지난주(-0.41%)보다 하락폭이 줄었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세종시가 이번주 0.09%로 상승 전환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21년 7월 셋째주(0.05%) 이후 86주 간의 긴 하락세를 멈추고 1년8개월(87주) 만에 반등한 것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완화 기조와 대출 금리 하향 조정 등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상승 전환했다"며 "신혼부부나 특례보금자리론 수요가 많아 새롬·다정동 등 주요 단지 위주로 매수문의가 증가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대구는 지난주 -0.40%에서 이번주 -0.37%로 하락폭이 둔화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41%에서 이번주 -0.36%로 낙폭이 줄었다. 지난달 급전세가 일부 소화된 이후 오른 가격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이달 들어 거래가 크게 늘진 않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0.41% 떨어져 지난주(-0.50%)보다 하락폭이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