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일본 측의 3개 품목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이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해 취한 수출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6일 한일 정부가 수출규제 현안 원상회복을 위한 양자 협의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14∼16일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과 제9차 한일 국장급 수출관리 정책 대화를 개최했다.
정책 대화에서 양국은 수출관리 당국의 체제, 제도 운용, 사후관리 등을 포함해 수출관리의 실효성에 대해 긴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일본은 이를 바탕으로 '수출관리를 2019년 7월 이전으로 되돌리는 운용 변경'을 통해 3개 품목과 관련한 수출 규제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나아가 한일 정부는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리스트) 조치에 대해서도 조속한 원상회복이 되도록 긴밀히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일본은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리자 이에 반발해 2019년 7월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이들 3개 품목은 한국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중요한 소재다. 2019년 기준으로 일본은 글로벌 시장에서 불화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를 약 90%, 불화수소를 약 70% 생산하는 국가여서 국내 반도체 등 산업 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은 같은 해 8월에는 화이트리스트에서도 한국을 배제했고, 이에 한국은 그해 9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WTO에 제소했다.
같은 해 11월 한일 양국은 WTO 절차를 잠정 중지하고, 수출관리 정책 대화를 진행하기로 합의하면서 '해빙 무드'가 조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6월 양측의 이견으로 한국은 WTO 분쟁해결절차를 재개했으며 일본은 수출관리 정책 대화를 중단했다. 이후 WTO 제소 진행 상황은 양국의 패널 구성 단계에 정체돼 있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