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금융당국이 국내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이 10일(현지시간)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자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 및 점검에 나섰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거시금융·경제정책을 총괄하는 4인방이 매주 일요일에 참석하는 일명 'F4 회의'에도 안건으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매주 일요일에 하는 F4 회동에서 SVB 파산이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라면서 "위험회피 강화, 외인 자금 유출 영향이 있을 텐데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의 SVB와 사업 모델과 다르다"면서 "오히려 이번 사태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상을 제한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이런 면은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SVB 사태가 국내 은행과는 관련이 없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국내 대응 상황을 재점검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예금 구조는 예금보장 한도가 높은 도매액이 크지 않고 채권 비중이 큰 곳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은행 중에 SVB나 실리콘밸리에 익스포져가 있는 곳도 없어 시장 전반의 영향은 없다"면서 "하지만 각국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점검할 것으로 보여 우리도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시장 불안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부실 우려가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PF 대주단 협약'을 4월 가동하기로 했다.
또한, 건설사의 미분양·고물가 부담과 PF 리스크를 완화를 위해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28조4천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각종 사전 금융 안정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