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일본, 네덜란드 등 반도체 장비 생산국에 중국으로의 수출 통제 동참을 요구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반도체 생산장비 수출 규제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1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네덜란드의 움직임을 고려해 적절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며 "네덜란드의 발표는 특정 국가를 표적으로 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세계적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인 ASML이 있는 네덜란드는 구세대 장비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일부 제품의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는 2019년 이미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가 8일(현지시간) 의회에 보낸 서한에 따르면 이번 규제는 여름 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전날 리에 슈라이네마허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은 네덜란드가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교한 균형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중국의 관계를 호혜적 상호의존으로 규정했다.
그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는 특정 국가와 무관한 정책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중국에 대한 금지나 중국 수출에 대한 금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에 판매될 수 있는 최첨단 제품은 목적지와 관계없이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며,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또는 군사적 목적에 이용될 수 있는지 등을 놓고 사례별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 1월 미국, 네덜란드와 함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원칙적으로 동참하기로 합의했으나, 최종 세부 내용은 아직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광범위한 중국 상대 반도체·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전략 산업의 첨단기술 개발에 엄청난 지원을 해온 중국은 이 같은 미국의 조치가 자국 발전을 가로막기 위한 것으로 비생산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