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주주 총회에서 인삼공사 분리상장 안건을 처리하라며 KT&G을 압박해 온 행동주의 펀드가 이를 철회했습니다.
애초부터 정당한 주주 제안과 무리한 경영 간섭 사이에서 논란을 키웠던터라, 이번 주주제안은 명분이 약해졌다는 지적까지 더하게 됐습니다.
유오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0월부터 KT&G를 상대로 한 주주제안 활동을 펼쳐온 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 파트너스.
올해 주총에서 인삼공사 분리 상장 안건을 상정해달라고 최근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FCP는 이번 인삼공사 분리상장 가처분 신청을 취하한 것에 대해 인적 분할 준비 과정에 이사회 논의가 빠졌다는 KT&G 측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달 말 열릴 주주총회가 끝난 뒤 자신들이 심은 사외이사를 통해 인삼공사 분리 안건에 대해 다시 논의를 시작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상현 /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 대표 : 이번 주총에 저희가 차석용, 황우진이라는 독립적 사외이사 분을 추천하니 이 분들이 사외이사가 되신 후에 이사회와 협력해서 추진하면 되겠다고 생각해서 계획을 바꾼겁니다.]
"가처분 취하가 인삼공사 분리상장 요구 포기는 아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다" 라는 설명이지만, 핵심요구사항이 빠지면서 주주제안의 명분이 약해졌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FCP는 인삼공사를 독립해 K 푸드산업으로 키우겠다고 주장하며 KT&G에 인삼공사 분리상장을 요구해 왔기 때문입니다.
애초부터 이번 주주제안은 정당성을 놓고 갑론을박에 휘말렸습니다.
소액주주가 주주제안권을 행사해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1%대 지분을 가진 행동주의 펀드가 해당업계 경력이 없는 인물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것은 무리한 경영간섭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입니다.
FCP는 KT&G 출신인 허철호 인삼공사 사장의 전문성을 문제삼으며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과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는데, 이들은 인삼사업 비전문가들입니다.
인삼공사 분리를 통한 시너지효과에 대해서도 논란이 컸습니다.
FCP는 인삼공사를 분리하면 2027년까지 매출 5조원에 기업가치 18조원 정도의 회사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시장에선 오히려 KT&G 기업가치를 저해해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KT&G 주가는 행동주의 펀드 주주제안 이후 약 6% 떨어져, 행동주의 펀드와 분쟁에 휩싸인 다른 기업 주가가 줄줄이 오르는 것과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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