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터파기 공사 중 인접 주상복합건물에서 나타난 균열과 침수는 공사와 무관하다는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왔다.
이에 피해를 호소하는 상인들은 안전진단 보고서가 HDC현대산업개발의 면죄부로 전락했다고 반발했다.
27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피해 상가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정밀안전진단을 수행한 전문업체가 인접 주상 복합건물에서 발생한 균열, 지하층 침수가 공사 행위와 관련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상가 대책위는 화정아이파크 터파기 공사가 이뤄진 2020년 현장과 왕복 2차로 도로를 두고 마주 보는 건물에서 지상부 바닥, 벽체 균열, 지하 2층 주차장 침수가 발생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안전진단 업체는 해당 상가 신축 당시 땅을 되메운 후유증과 건물 노후화가 균열의 원인이라고 결론내렸다.
지하 주차장 침수 현상은 인근 땅속의 빗물관 누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정밀안전진단은 피해 상가 대책위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10월 6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진행됐다.
국토교통부가 수행 업체를 대책위 측에 추천했고, 비용은 현대산업개발이 지불했다.
대책위는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진동이 균열과 침수의 원인이라며 안전진단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피해 상가 대책위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소개한 업체라고 해서 공신력을 믿고 맡겼더니 현대산업개발에 면죄부를 주는 보고서가 나왔다"며 "문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자는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안전진단 수행업체 측에 공청회를, 국토부나 관계기관에 보고서 교차 검증을 요구할 계획이다.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 신축 현장에서는 지난해 1월 11일 201동 39층 바닥 면부터 23층 천장까지 내외부 구조물 일부가 붕괴해 건설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국토부와 검경은 콘크리트 타설 시 동바리(지지대) 미설치, 당초 설계와 다른 시공 등 부실 공사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붕괴 사고가 난 201동을 포함해 화정아이파크 전체를 철거 후 재시공하기로 했다.
철거와 재시공 중에 발생하는 먼지·소음 문제의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체가 지난달 출범했다.
(사진=화정아이파크 피해 상가 대책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