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인구가 역대 최대 규모의 자연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연 20만명 넘게 늘었으나, 2020년부터 줄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통계청은 22일 이런 내용의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작년 한국 인구는 12만3천800명이 자연 감소(사망자 수-출생아 수)했다. 태어난 아기는 24만9천명에 그친 반면, 사망자는 37만2천800명에 달했다. 이로써 한국 인구는 2020년 사상 첫 자연 감소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감소했다.
1981년 63만명에 육박했던 국내 인구의 자연증가 규모는 1990년대 40만명 안팎, 2000년대 20만명 안팎으로 점차 증가폭이 줄었다.
10년 전인 2012년까지만 해도 인구는 21만7천명이 자연 증가했지만 2017년 7만2천명, 2018년 2만8천명, 2019년 8천명으로 증가 규모가 급격히 줄다가 2020년엔 자연 감소로 돌아섰다.
이후엔 자연감소 규모가 빠르게 늘었다. 2020년 3만2천명이던 자연 감소 규모가 2021년에는 약 2배로 늘어 5만7천명이 됐고, 작년에 다시 2배로 늘어 12만4천명을 기록했다.
자연증가율(인구 1천명당 자연증가)은 작년 -2.4명으로 전년보다 1.3명 줄었다.
작년에는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1천500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작년 인구 자연 감소 폭이 재작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출생아 수 감소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망자 수가 급증한 영향도 컸다.
출생아 수는 2021년 26만600명에서 2022년 24만9천명으로 1년 새 1만명 가량 줄었다. 작년 출생아 수는 한국 역사상 가장 적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31만7천700명에서 37만2천800명으로 5만5천명가량 늘었다.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매년 20만명대였던 사망자 수는 2020년부터 30만명대로 늘어 2022년까지 3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사망률(인구 1천명당 사망자 수)도 2020년 5.9명, 2021년 6.2명에서 작년 7.3명으로 7명대까지 올라갔다.
급격한 고령화로 고령자가 늘면서 사망자도 증가했다. 작년 남녀 모두 80대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영향도 상당했다. 작년 월별 사망자 수 비중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던 3월(12.0%)에 가장 많았다. 3월 사망자 수는 전년보다 68.0% 늘었다.
한국 인구는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2021년 발표한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에서 중위추계 기준으로 앞으로 약 30년간 국내 출생아 수가 20만∼30만명대를 오가다 2055년에는 19만3천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총인구를 연령 순서로 나열할 때 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을 뜻하는 중위연령은 2022년 45.0세에서 2070년 62.2세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사망자 수는 매년 늘어 2030년 40만명대, 2038년 50만명대, 2045년 60만명대, 2055년 70만명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태어나는 아기는 지금보다 더 줄고 노인은 많아지며 사망자도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2038년부터는 매년 20만명 넘게 인구가 자연 감소하고, 자연 감소 폭은 2045년 30만명대, 2050년 40만명대, 2055년 50만명대로 커질 것이라고 통계청은 내다봤다.
한국의 총인구는 2045년 4천만명대로 내려갈 것으로 추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