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노르웨이가 독일 전차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치열한 2파전을 벌였었던 현대로템이 올해 첫 해외 K2 전차 수주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독일 전차와 당당히 경쟁하면서 글로벌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하는데요.
이번 [방산인사이드] 시간에 관련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송민화 기자.
업계에서는 노르웨이에서 K2 전차를 수주하는 것이 거의 기정사실화한 분위기 였다면서요?<기자>
네 그렇습니다.
업계를 취재해보니 올 초, 노르웨이 정부와 현대로템은 본 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서 가계약 성격의 문서까지 교환하면서 수주 막바지에 이르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노르웨이와 독일의 지역적인 유대관계가 반전을 가져왔습니다.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EU(유럽연합) 국가들끼리도 지역에 따라 정서적인 차이가 발생하곤 하는데요.
인접국인 노르웨이와 독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변수로 작용한 셈입니다.
노르웨이는 과거부터 독일산 무기체계를 도입하고 있었기 때문에 K2전차가 생산 품질 면에서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상호호환성이나 전술 운용 측면을 고려해 독일 레오파르트2 전차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독일 전차와 동등 이상임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향후 국산 전차의 수출 전망은 더욱 밝아졌고, 정부도 방산수출 시장 개척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그렇더라도 이런 영향이 결국 현대로템 주가에 안 좋은 흐름을 만들어 낸 건 부인할 수 없겠죠?<기자>
네, 외신에서 노르웨이가 독일 전차 레오파르트2를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게 지난 3일 오후였습니다.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인 6일, 장 초반부터 현대로템의 주가는 빠지기 시작했고요.
장을 마치고 난 뒤 주가는 6% 가까이(5.82%) 급락하면서 2만6,700원을 기록했습니다.
증권업계 역시 현대로템의 주가 하락의 원인을 노르웨이 수주 실패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전날 종가까지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는데요. 전차 수주 실패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동유럽 국가인 루마니아가 현대로템의 노르웨이 수주 실패 이후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하는데. 이건 또 어떤 내용인가요?<기자>
네,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 인접국이자 우방국입니다.
러-우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루마니아가 보유한 전차 400여 대 가운데 60대 가량을 지원한 상태입니다.
그것도 자국의 가장 막강한 전력으로 분류되는 러시아제 T-73 전차를 보내면서 이를 대체할 새로운 전차가 급하게 필요해진 겁니다.
대안으로 루마니아는 독일 레오파르트2와 현대로템 K2 전차를 물망에 올렸었는데.
앞서 독일이 노르웨이와 레오파르트2 수주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당장의 물량 확보가 어렵게 된 겁니다.
그러면서 이에 맞먹는 성능을 지닌데다 인접국 폴란드 수주에서 봤듯이 신속한 공급도 가능한 K2전차가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어찌보면 현대로템에게는 전화위복인 셈인거죠.
루마니아 행보도 적극적입니다. 최근 루마니아 고위급 군 관계자들이 방한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습니다.
업계를 조금 더 취재해보니 이들의 일정은 루마니아 대통령의 한국 방문에 앞서 사전 현장점검 차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업계는 현재 이 일정에 맞춰서 계획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 국방 전문가는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다음 달 중 우리나라를 찾아 창원에 위치한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 공장 등을 직접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럴 경우 구체적인 방산 수주 계약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앵커>
다음 달 루마니아 대통령의 방한 여부도 잘 챙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군요.
그렇다면 K2 전차의 수주가 실제 일어난다면 규모가 얼마나 될지도 예측해 볼 수 있을까요?<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에 60여대의 자국 전차를 지원했습니다.
이를 통해 본다면 루마니아는 최소 K2 전차 60대 이상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K2 전차의 대당 가격은 부수비용까지 합치면 대략 250억 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를 모두 더하면 수주 예상 규모는 1조 5천억 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이와 함께 러-우 전쟁으로 국방력 강화가 절실해진 동유럽 국가들이 올해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권고하는 국방 예산인 GDP 대비 2%보다 높은 수치인데요.
루마니아를 비롯해 슬로바키아나 리투아니아와 같이 GDP의 3%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는 동유럽 국가들은 무기 현대화 작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이 역시 국내 방산 업계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