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히 안심할 수준이 아니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가치는 오르고 유가는 하락하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화와 유로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 기준 전장 대비 0.56 오른 103.686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114.7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던 달러 지수는 이달 들어 다시 상승 전환해 지난 8일 1월 6일 이후 최고치인 103.964를 기록했으며, 이날 오전 한때 103.819까지 올라 최근 5주새 최고점에 근접했다.
이러한 달러화 강세는 14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1월 CPI 상승률이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월 CPI는 휘발유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0.5%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0월 0.5%에서 11월 0.2%, 12월 0.1%로 내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월에 다시 올라 최근 3개월 새 최고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러한 시장 전망이 맞을 경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당초 예상보다 더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곧바로 달러 강세 요인이 된다.
투자은행(IB) 바클리스 도쿄지사의 외환 선임전략가 가도타 신이치로는 "이달 초 기대보다 훨씬 강력했던 미국 고용지표 발표 이후 달러 가치는 잘 지지되고 있고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으로 더 기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관심은 14일 발표될 CPI"라면서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것보다 올라갈 위험을 더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미국의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이 기존에 발표된 0.1% 하락이 아닌 0.1% 상승으로 최근 수정된 점,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이 4.2%로 전월 3.9%보다 오른 점도 시장의 물가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이날 아시아 주요 통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1원 오른 1,277.3원으로 장을 마쳤으며, 중국 위안화 역내 환율은 0.0154위안 오른 6.8299위안, 일본 엔화 환율은 0.88엔 오른 132.24엔을 각각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는 0.69%,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0.88%, 호주 S&P/ASX 200 지수는 0.21%, 대만 자취안지수는 0.27% 각각 하락했다.
다만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각각 0.72%, 1.19% 올랐다.
달러 강세에 따라 유가는 하락했다.
러시아의 원유 감산 계획 발표로 전 거래일에 2.23% 상승했던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0.93% 떨어진 배럴당 85.59달러를 기록 중이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CPI 발표 후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전망에 따라 유가가 내려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