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세상에 실패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안 좋을 수는 있어요. 하지만 좋지 않은 결과를 알았다는 것조차도 성공입니다."포브스 `30세 이하 아시아인 리더 30인` 선정부터 국내 스타트업 최초 아마존 공식 협업, 창업 2년 만에 누적 투자 180억 원 유치까지… 슬립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동헌 대표가 최근 2년간 거둔 성과입니다.
이 대표가 젊은 나이에 많은 성취를 이뤄낸 만큼, 탄탄대로를 걸어왔을 것으로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성공의 이면에는 이 대표의 `칠전팔기` 도전정신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슬립테크 생태계의 중심에 에이슬립이 서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2026년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내세운 이동헌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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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경험만 네 번째…"잘 살기 위해 돈 쓰는 날 올 것이라 생각했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이 두 기술이 성숙하는 걸 지켜보며, 새롭게 적용될 수 있는 곳이 헬스케어라고 생각했고요. 결국 사람들이 잘 살게 되고 건강해지기 위해서 돈을 쓰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이동헌 대표는 에이슬립을 창업하기 전까지 법률, 배터리, 스포츠 분야 등 다양한 스타트업을 경험한 창업 베테랑입니다. 여러 차례 창업에 도전했던 이 대표가 새롭게 뛰어든 분야는 국내에선 생소할 수 있는 `슬립테크` 분야였습니다.
이전 스타트업들과는 전혀 다른 영역인 만큼 이유가 궁금했는데요. 이 대표는 다년간 참석했던 CES 전시관과 실제 현장에서 사업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CES에 7번 정도 방문했는데, 슬립테크라는 카테고리는 작은데 전시관에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 관심도가 높다는 거죠. 실제 병원, 매트리스 가게도 가보고, 기업들 대표들도 만나보고, 고객들을 보면서 (시장 가능성을) 느끼게 됐던 것 같아요."특히 이동헌 대표가 강조한 건 `편의성`과 `확장성`이었습니다. 기존 병원에서 받는 수면 다원 검사는 수십 개의 측정기기를 몸에 붙인 뒤 병원에서 몇 시간을 자며 검사를 받아야 했죠.
하지만 `자면서 내는 숨소리로 수면 품질을 측정한다`는 슬립테크의 기술은 숨소리를 기록할 수 있는 마이크가 달린 `스마트폰` 하나면 충분했습니다.
"저희는 편의성, 확장성 관점에서 스마트폰을 도입했습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부터 수면을 측정할 수 있으면 확장성이 엄청나게 되죠. 그리고 착용하면 안 됩니다. 일주일에 약을 한 번 먹으라고 해도 안 먹는데, 수면을 측정하는데 기기를 착용하고, 설치하고 하면 매우 어렵다는 것이죠." 에이슬립의 역할은 정확한 수면 품질의 진단까지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을까`라는 개선 방법은 해결책을 이미 가진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제시하는 것이죠.
에이슬립은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처음으로 아마존의 러브콜을 받았고, LG전자,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대기업과도 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동헌 대표는 "우리는 진단만 잘해서 편하게 정확하게, 확장성 있게 해준다면 개선하는 방법들은 그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는 협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갈 길 멀다는 이 대표…"에이슬립은 아직 1막…2막, 3막 한참 남았다"
"크게 1막, 2막, 3막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올해 6월까지가 에이슬립의 1막입니다. 저희가 3막이라고 부르는 `에이슬립이 이 생태계의 중심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때가 되면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창업 후 2년 만에 많은 성과를 이뤘지만, 이동헌 대표는 아직 에이슬립이 1막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에이슬립의 성장 단계를 총 3단계로 제시했는데요.
오는 6월까지 소비자가 모두 수면 품질을 알 수 있는 이른바 `수면계`를 배포하겠다는 것이 이 대표가 제시한 1막입니다. 수면계는 무료로 배포할 계획인데, 성장 과정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보다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플랫폼의 성장 전략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에이슬립의 2막은 수면 개선 방법을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가전, 아로마, 식품 등 수면 개선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파트너를 2025년까지 확보하겠다는 것이 이 대표가 제시한 에이슬립의 2막입니다.
"2025년부터는 1대 1의 관계가 아니라 1대 n의 관계를 만들 것입니다. 침실에 왔을 때는 LG전자의 솔루션이, 일상생활에서는 워치 솔루션이, 자기 전에는 명상 솔루션이, 그리고 자기 직전에는 화장품 솔루션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됩니다."이후 이 대표는 확보한 파트너들이 제시한 솔루션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순간부터 자기 전까지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에이슬립이 생태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것이 이 대표가 제시한 3막이었습니다.
이동헌 대표는 "에이슬립이 이 생태계의 중심이 되는 것을 목표하고 있고, 그때 나스닥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돈과 명성, 호승심에 사업 시작…`WHY`라는 문제의식이 중요한 사회 만들고 싶다"
"제가 계획 없이 움직인다고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가까이 계신 분들은 또 너무 계획적이어서 이 행동조차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직관적으로 `이렇게 사회가 변할 것이다`, 그때 우리는 첫 번째는 이걸 해야 하고 두 번째는 이걸 해야 한다고 준비하죠."인터뷰를 진행하며 에이슬립 대표가 아닌 이동헌이라는 청년 개인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MBTI는 잘 믿지 않는다"고 말한 이동헌 대표의 MBTI는 ENTJ, `타고난 리더`라고 불리며 새로운 해결책을 추진력 있게 제시하는 성격으로 분류되는 MBTI 유형입니다.
특히 이 대표는 자신이 제시한 에이슬립의 계획에 확신을 드러냈습니다. `에이슬립이 생태계의 중심에 선다`는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목표에 대해 이 대표는 구체적인 시기를 담은 로드맵을 제시하는 모습은 인상 깊었습니다.
"문제 중심의 교육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돈이 많았어야 했고, 명성이나 이런 것들이 있어야 하니까 그런 호승심에 사업을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이동헌 대표의 개인적인 목표는 소박하면서도 큼지막했습니다. `돈과 명성을 얻기 위한 호승심에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동헌 대표는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단순히 주변 사람의 행복뿐만 아니라, 주변의 주변, 주변의 주변으로 퍼지는 `행복의 연쇄적 증대`를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HOW 보다 WHY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며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사업이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니고요. 그냥 옆에서 겪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들어주고, 그것이 확장성 있는 문제라면 도전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잘 안되더라도 또다시 도전하면 되고요."
이 대표는 `실패라는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실패했더라도 얻은 교훈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며, 좋은 동료들도 만날 수 있는 경험이라고 설명했죠.
그러면서 지금 스타트업 창업을 도전하려는 이들이 있다면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대기업이 모든 문제를 풀 수 없고, 새롭게 생겨나는 문제는 당장 움직이는 스타트업들의 몫이라는 것이죠.
이 대표는 "페이스북, 구글 같은 기업이 설립된 지 10년도 안 됐는데 급격히 성장한 이유도 같은 것"이라며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개인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