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식용으로 쓰는 `보신탕`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염소고기 가격이 치솟고 있다.
4일 한국흑염소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 산지 흑염소 시세는 암염소 ㎏당 1만9천원으로 지난해 7월 1만1천원보다 73% 올랐다.
생후 3개월 된 암염소를 뜻하는 `젓띄기`는 같은 기간 kg당 1만3천원에서 3만원으로 배 넘게 뛰었다.
해묵은 논란거리였던 개 식용 문제는 2021년 9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 검토를 지시하고 여야 대선 후보들이 호응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많이 늘어난 점도 보신탕 문화가 저무는 데 일조했다.
사단법인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가 지난해 10∼11월 전국 성인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4%가 지난 1년간 개고기를 먹은 적이 없다고, 89%는 앞으로 먹을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신탕으로 이름난 식당들은 맛과 조리법이 비슷한 `염소탕`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서 50년 가까이 보신탕을 팔아온 한 식당 사장은 보신탕을 찾는 손님도 줄고, 거래하던 개고기 도축장이 무허가로 판명돼 정부 정책상 폐업하면서 업종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개 식용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반면 보양에 대한 관심은 여전해 염소탕이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전통적으로 몸보신에 좋다고 생각하는 음식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며 "최근 TV 등에서 흑염소 진액 광고가 이어지는 등 흑염소의 건강상 효능이 알려지면서 흑염소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