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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나쁜 미국 소매판매···그래도 꿋꿋한 연준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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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미 증시는 소매판매 데이터가 기대보다 나쁘게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여러 곳에서 나오는데요. 세부적인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미국의 12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1.1% 감소했습니다. 시장 예상치는 0.9% 감소 수준이었는데 이보다도 낙폭이 깊었습니다. 데이터가 집계하는 13개 소매 판매 부문 가운데 10개 부문에서 판매가 줄어들었고요. 유가 하락으로 인한 주유소 판매 감소가 지속한 데다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 12월에 백화점 판매 감소가 전월 대비 6.6% 하락으로 두드러졌습니다. 소매 판매 부문 가운데 유일한 서비스 부문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레스토랑과 주점 판매도 같은 기간 0.9% 줄었습니다.

어제 이 시간에 미 장기물 국채 수익률 흐름 전해드리면서 작소뱅크가 소매 판매 데이터가 미 국채 수익률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고 말씀드렸었죠.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3 가량을 담당하는 소비가 예상보다 줄었다는 데이터는 시장에 침체 우려를 키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전거래일 대비 16bp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소매 판매 하락과 또 함께 어제 전해드린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선회 가능성이 일단락되면서 나타난 모습이겠죠.

사실 경기가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배드 뉴스`는 증시에는 그동안 `굿 뉴스`로 작용하기도 했었습니다. 지표 하락으로 침체 우려가 커지면 연준이 긴축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장 초반까지만 해도 소매판매와 함께 나온 PPI, 생산자물가지수도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시장에는 이런 논리가 작용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실제 노스만트레이더의 스벤 헨리치는 "PPI 데이터를 보면 CPI 구성요소의 60%가 디플레이션을 보였고, 소매판매는 추세하락이라면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는게 합리적인가?"라며 연준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긴축을 지속하면 신용 시장에 문제가 생길 거라고 우려하는 건 자신 뿐이 아닐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경기 침체 걱정을 키울 수 있는 소매 판매 데이터가 나온 이후에도 연준 주요 인사들이 여전히 긴축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공포감은 조금 더 커졌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연준이 긴축정책을 덜 했을 때 따르는 위험이 더 했을 때 따르는 위험보다 크다고 여전히 생각한다"고 했고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올해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겠지만 시장의 기대보다는 못 미칠 것"이라며 기준금리 추이는 최소 연 5%를 넘어선 뒤에 지표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오늘 연준의 베이지북이 공개됐는데, 여기서 주목해볼 만한 특별한 내용은 없었습니까.

<기자>
연준의 12개 지역은행이 조사한 실물 경기 보고서죠. 베이지북에 따르면 연초 미국의 경제활동은 상대적으로 평탄했지만 기업들이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성장 환경이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물가 상승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 적혀 있었고요. 한편으로 고용 역시 대부분의 지역에서 완만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댈러스와 캔자스 시티를 포함한 대부문의 지역 연은에서 임금 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는 문구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어제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의 급락에서도 확인됐듯 뉴욕 지역에서는 제조업 경제활동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내용도 있었고요. 요약하면 이번 베이지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미국 물가 상승 둔화 추세, 그리고 여전히 견조하다고 말할 수 있는 고용 수준과 희미하게 감지되는 경기 침체 신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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