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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에 맞서는 월가···'넌센스 주식' 좇는 시장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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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 증시 3대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습니다. 오늘 장 특징적인 부분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금융여건을 긴축해 물가 안정을 달성하겠다는 연준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미 증시에 관측됩니다. 어제 이 시간에 말씀드린대로 월가 기관들이 내일 나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CPI가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며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등 물가 안정 기대감이 있는 것도 한 요인이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현재 시장은 `기준금리를 5% 넘게 올릴 수 있다`는 연준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연준의 거의 모든 인사들이 시장에 인플레이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며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중에도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수익률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오후 4시 기준 2년물 국채금리는 연 4.22%로 전거래일보다 3bp 가량 하락했습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하락폭은 20bp가 넘습니다. 시장이 연준 인사들의 매파 기조에 반응했다면 올라갔어야 할 국채수익률이 반대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인 겁니다.

관련해 월가에서 `신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CEO를 비롯한 월가 투자자들의 발언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프리 건들락은 이제는 "연준이 말하는 것보다 채권 시장을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채권시장의 움직임을 봤을 때, 연준이 기준금리를 5% 이상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과감한 예측입니다. 배녹번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연준은 과거에도 예측이 틀려왔다"며 "시장은 현재 연준이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시장에서 `매파 연준`을 믿지 않는 쪽의 근거를 짚어봐야겠는데요. 연준은 데이터에 따라 통화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연준이 정책을 사용할 때 판단하는 지표는 본질적으로 실물경제와 시차가 있는 후행지표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통화정책의 효과는 즉각적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연준이 데이터를 보면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결정하게 되면 어느 지점에서는 경기 침체와 같은 부작용이 연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나타날 수밖에 없고, 그런 징후들이 나타날 때는 연준이 긴축 정책을 지속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논리입니다.

<앵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증시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좋은 일이긴 한데요. 한편으로는 시장의 투자심리가 과열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는 현상들도 나타나고 있다고요?

<기자>
`밈 주식`이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밈 주식이라고 하면 투자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돌면서 실적과 상관없이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종목을 말하죠. 그동안 대표적인 밈 주식으로 꼽혔던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티커종목명 BBBY)와 AMC 엔터테인먼트는 오늘 각각 68.6%, 21.18% 상승 마감했습니다. 전통적인 밈 주식은 아니지만 미국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기업인 카바나(CVNA)도 24.43% 상승하며 장을 마쳤습니다.

이들 종목에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파산 신청 이야기가 나올 만큼 회사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 유동주식 대비 공매도 비율이 높다는 겁니다. BBBY는 유동 주식의 절반 가량이, 그리고 카바나의 경우에는 유동 주식의 80% 가량이 거의 공매도되고 있는 가운데 공매도 세력의 숏 커버링을 의도한 `숏 스퀴즈` 전략으로 인한 급등세가 아닌가, 이렇게 볼 수가 있겠지만요.

또 한편으로 이런 비우량 종목들의 급등 현상이 발생할 때는 그만큼 단기적으로 미국 주식 시장이 비이성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바이털 날리지의 설립자인 애덤 크리사풀리는 오늘 BBBY와 카바나 등의 급등세에 대해 "맹목적인 투자자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비판하기도 했고요. 월가에서는 이런 종목들을 `밈 주식`이 아닌 `넌센스 주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점도 참고하셔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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