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라임펀드 사태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 의결할 당시, 금융위원들 간에 만장일치에 가까운 중징계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징계 수위 감경을 거론하는 소수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공개된 금융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위원들은 금감원의 문책경고 징계를 원안대로 확정하는 데 대부분 이견이 없었다.
당시 정례회의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등이 권대영·김용재·김용진 금융위 상임위원 등이 금융위원으로 출석했다.
한 금융위원은 "사모펀드 사태가 매우 심각했고 여전히 지금도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금감원에서 제재심을 거쳤고 안건검토소위원회에서도 충분히 논의된 부분에 대해 금감원 안에 대해 변경할 만한 특별한 법률적인 이유나 사정을 찾기 어렵다"며 "원안에 동의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위원도 "안건에 적시된 지적내용 외에도 우리은행은 펀드 만기 6개월 설정 등을 통해서 환매를 제약하는 만기 미스매치 구조를 야기하고 모자펀드 구조를 통한 복잡한 복층순환투자 구조를 방치고 시리즈 펀드를 통한 공모규제 회피, 소위 OEM 펀드라고 불리는 판매사의 운용업무 관여 등 판매사로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규모 투자자 피해 발생 이후 금융감독당국에 의한 검사제재 이전에 우리은행 차원의 내부감사, 이사회나 주주총회를 통한 자체 책임규명이나 처벌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 등 원안 의결을 주장했다.
일부 금융위원은 법률적 우려를 제기하기는 했지만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한 금융위원은 "자본시장법 제49조가 부당권유에 대한 조항인데 입법 취지상 부작위를 규율하는 것에 대해 의문이 있고 이에 대한 판례나 행정제재 선례, 학설 등이 없는 상태"라며 부작위를 이유로 부당권유가 성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률적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내부통제라는 굉장히 어려운 것을 갖고 금융기관의 CEO를 제재하기보다는 불완전판매에 대해서 앞으로는 CEO들도 제재를 하는 것이 맞다"며 내부통제 미비 대신 불완전판매에 초점을 맞춰 중징계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오랜 기간에 걸쳐 굉장히 피해규모가 크고 피해자들이 많이 발생하고 사회적 파장도 굉장히 컸고 매우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난 이런 사안에 대해서는 (중징계가) 불완전판매에 있어서 굉장히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물론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주의` 징계를 받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제재와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징계 경감을 제안한 위원도 있었다.
그는 "신한금융보다 (우리은행이) 더 위험했다고 판단하시는 부분들에 대해서 그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계속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은행은 최소한 (라임펀드의)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고 그것이 문서로 남았고 신한금융은 문서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의 성격과 사건의 특징상 그룹장에 대해서는 그대로 가더라도 행장에 대해서는 문책경고 아니면 주의 경고로 가야 되는 것 아니냐하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수정제안이 가능하지는 여쭙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수결에 의해 원안대로 손 회장 중징계가 의결이 됐고 이에 대해 명시적인 반대를 표명한 금융위원들은 없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9일 제20차 정례회의에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손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 징계와 우리은행에 대한 사모펀드 신규판매 3개월 정지가 최종 의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