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은 자는 동안 호흡을 멈추는 증상이다. 숨을 일정 시간 쉬지 않다가, 한계점이 오면 한 번에 `푸~`하고 몰아 내쉬는 특징이 있다. 만성피로는 물론 심뇌혈관질환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돼, 치료하는 게 좋다.
수면무호흡이나 코골이 등 수면호흡장애를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진단법은 `수면다원검사`이다. 단, 병원 검사실을 방문해 몸에 다양한 센서를 붙이고 하룻밤 자면서 뇌파, 근전도 등 다양한 측정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최근 수면상태를 간편하게 확인하는 스마트폰 앱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손목에 차는 시계 형태)가 많이 나와 있지만, 코골이 소리와 뒤척이는 잡음을 구별하지 못하거나, 소리가 없는 수면무호흡은 정상 호흡으로 진단되는 제한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수면무호흡을 비접촉 방식으로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김현준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박도양 교수·안준영 연구원, 아주대 미디어학과 신현준 교수·양명현 연구원) 성과다. 연구팀은 수면호흡장애를 갖고 있는 50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와 동시에 가스 이미징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비접촉으로 호흡 기류를 촬영해 두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가스 이미징 적외선 카메라는 사람이 호흡할 때 공기를 체내로 받아들이고 이를 대사한 다음 체외로 배출할 때 이산화탄소(C02)가 대기 중에 있는 C02에 비해 100배 증가한 4%인 원리를 이용해 C02의 고유 파장대를 촬영해 준다.
그 결과, 진단 정확도(AUC, 곡선하면적)가 기존 수면다원검사의 여러 검사 중 호흡 센서를 적외선 영상으로 대체해 분석할 경우 99.1%였으며, 적외선 영상 1개만으로 분석할 경우 87.2%였다.
호흡 센서를 적외선 영상 촬영으로 대체하더라도 기존 검사의 정확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적외선 영상 촬영만으로도 수면무호흡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이렇게 촬영한 호흡 기류 영상은 연구팀이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자동 안면 인식과 화질 개선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프로그램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검사 대상자의 호흡 여부, 호흡량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렇게 비접촉식으로 호흡 기류를 촬영 및 정량화하는 적외선 가스 영상 시스템을 국내와 미국에 특허 등록했다.
김현준 교수는 “환자들이 보다 간편하게 수면호흡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이번 연구를 통해 비접촉 방식으로 비교적 우수하게 수면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 수면무호흡의 진단뿐 아니라 원격으로 노인이나 환자 및 영유아를 모니터링하거나 호흡기질환의 스크리닝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사이언티픽 리포트` 저널 2022년 12월호에 ‘적외선 광학 가스 영상을 이용한 수면 호흡 장애의 비접촉 진단: 전향적 관찰 연구’란 제목으로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 전략과제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건의료개발기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