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역대급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시장에 작은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보유세,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려던 다주택자들이 최근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 정책에 일부 매도 계획을 보류하는 것이다.
25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 5만1천93건으로 한 달 전 5만4천927건에 비해 7.0% 감소했다. 전국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서울 서대문구의 매물이 한 달 전 1천933건에서 현재 1천749건으로 9.6% 줄었고 관악구(-9.3%), 강남구(-9.0%), 구로구(-8.7%), 종로구(-8.6%), 도봉구(-8.4%) 등의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안전진단 규제 완화 혜택이 기대되는 양천구도 한 달 전 2천523건에서 현재 2천333건으로 7.6% 감소했다.
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지만 송파구 잠실동은 소폭의 상승 거래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하락폭이 크다보니 일부 `바닥` 인식에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일부 집주인들은 매물을 회수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99㎡는 이달 초 20억5천만원에 2건이 거래됐는데 이후 19억8천만원에 2건이 거래되며 실거래가가 내려갔다.
반면 엘스 전용 84.8㎡는 이달 1일 19억4천500만원에서 7일 20억4천만원, 10일에는 21억3천만원에 팔리며 상승 흐름을 보인다.
전용 84.88㎡도 이달 5일 20억2천만원에 거래된 뒤 6일에는 이보다 높은 21억원에 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규제완화 분위기 속에 대출 부담이 없는 2주택자중 일부는 `급급매` 가격으론 안 팔겠다며 거둬들였다"며 "고점 대비 6억∼7억원 가까이 하락하며 20억원 안팎이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매수 문의도 늘었다"고 말했다.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거래량이 소폭 증가하기도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5일 현재 720건(계약 기준)으로 여전히 동월 대비 역대 최저지만 10월(559건)보다는 조금 늘었다.
이번 정부 세제개편안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조정대상지역내 2주택 보유자가 매물을 거두게 되면 시세보다 크게 낮은 `급급매` 물건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에도 금리 인상기조가 이어지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당장 집값 상승이나 거래 증가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