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은행이 경기 침체 우려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건 물가 안정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당장 다음 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여윳돈이 생기면 투자보단 채무 상환을, 그중에서도 신용대출부터 해결하라는 조언입니다.
박승완 기자입니다.
<기자>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12/20) : `아직은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 상조다` 우선 물가 상승세가 중장기적으로 우리 목표치로 수렴한다는 보다 확실한 근거가 있을 때 인하 논의를 하는 거지… ]
내년 예상되는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5%)은 한국은행 목표치(2%)를 웃돕니다. 올해 물가상승률(5.1%, 11월 누적)이 1998년 이후 최고치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꺾이더라도 여전히 높습니다. 한은이 금리 인하 요구에 선을 그은 배경으로 풀이됩니다.
최종 금리는 기존 예상치 3.5%를 넘어설 가능성도 남아있는데, 한은이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물가 안정을 위협할 변수가 많아 셈법이 복잡합니다. 우선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교적 불안이 여전합니다.
[금융시장 관계자 : 많이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과거보다는 높은 수준이잖아요. 이런 것들이 시차를 두고 계속 높은 수준으로 이어진다면 계속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환율도 문제인데, 최근 원·달러환율의 전일대비 변동률은 지난해(0.32)의 두 배(0.67)가 넘습니다.
이에 더해 미뤄둔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다가온 가운데, 사상 최초로 정부의 이듬해 성장률 전망치가 1%대에 머물 정도로 경기 둔화 신호가 엿보이는 점은 고민거리입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선 시중에 돈을 풀어야 하지만 미 연준이 내후년까지 고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한미금리차가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지게 되면 외환 위기라든지 대외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년 5.5%까지 올린다면 한국은행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길어지는 고금리 시대에 당장 우리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6.1%로 금액 5억 원, 30년 만기를 가정하면 매달 갚아야 하는 금액이 300만 원이 넘습니다. (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12/24 기준 4.59~6.11%)
전문가들은 고금리 시대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와 채무 상환을 선택해야 한다면 상환 쪽에 무게를 둡니다. 이자 부담이 크고 기간이 짧은 신용 대출을 우선 갚되, 전액 상환 뒤 추가 대출이 어려울 수 있으니 필요한 정도는 남겨두라는 조언입니다.
[김혜원 / 우리은행 TCE본점센터 PB팀장 : 레버리지도 일으켜져 있고, 저금도 하면 결국은 대출과 이자의 갭 차이로 비용이나 이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 입장에서 좋은 포트폴리오는 아니죠.]
구체적인 통화정책방향 윤곽은 다음 달 13일 열리는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서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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