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의 통합 결정을 유보했다. 철도공기업 통합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다가 결론을 내지 못했던 문제로, 이번 정부에서도 현 경쟁체제를 사실상 유지키로 한 것이다.
코레일과 SR 통합 논의를 위한 `거버넌스 분과위원회`는 "코로나19로 경쟁체제가 정상적으로 운영된 기간(’17∼’19)이 3년에 불과해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며 `공기업 경쟁체제 유지 또는 통합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다`는 결론을 냈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이같은 분과위의 평가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철도 통합 문제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코레일의 자회사 형태로 SR을 분리한 뒤 10년 가까이 이어졌다. 당시 코레일 독점 구조 하에서 국민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유로 일부 노선의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이다.
이후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철도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을 주장해왔고, SR과 SR 노조는 고객 서비스 개선이나 철도 산업 경쟁력을 위해 경쟁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이에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3월부터 코레일·SR·국가철도공단 노사 대표 각 1인과 각 기관에서 추천한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분과위가 20차례 이상 논의를 지속해왔고 이번에 결론을 낸 것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나라별 사회·문화적 여건에 따라 다소간 차이는 있으나 해외에서도 독점에서 경쟁으로 전환이 철도 발전의 기본 방향"이라면서 "국민의 이동을 책임지는 철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 내에서 건강한 철도 경쟁을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