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속옷 전문업체 BYC 경영진에 주주제언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부동산 자산을 공모 리츠화해 수익률을 올리고, 배당을 확대하라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20일 트러스톤은 "BYC는 사실상 부동산투자기업이 됐으나 수익률이 높지 않다"면서 "투자 부동산을 공모 리츠화해 수익률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러스톤 측에 따르면 BYC의 부동산 가치는 약 2조 원이다. 총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1%다. 영업이익률을 살펴봐도 2015년부터 섬유 부문은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건설·임대부문은 20∼40%로 높았다는 설명이다. "BYC는 2013~14년을 기점으로 부동산투자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시작했고, 현재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게 트러스톤 측 설명이다.
그러나 투자부동산 추정액인 2조 원을 기준으로 지난해 BYC의 임대수익률은 2% 수준에 불과했다고 트러스톤 측은 꼬집었다. 이러한 이익률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이자율에도 한참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이 이유에 대해 트러스톤은 "투자부동산의 비효율적 활용과 의사결정 상의 불투명성 때문"이라며 "BYC의 투자부동산을 공모 리츠화해 수익률을 제고하고 운영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나아가 3세로의 승계에서 특수관계자간 부당한 내부거래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비판했다.
트러스톤은 "최근 수년간 3세로의 승계작업이 진행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대주주 일가 지분 63.05% 가운데 3세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지분은 46.48%"라면서 "이 중 지분 36%를 시장에서 취득하기 위해 488억 원 이상이 소요됐고, 이 자금 중 차입금 약 310억 원의 대부분(226억 원)이 한석범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신한방과 남호섬유 등 관계사에서 차입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대주주 특수관계사들이 BYC와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승계자금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대주주의 사적 이익을 위해 소액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된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다.
또 트러스톤은 이 밖에도 주주환원정책의 부재, 낮은 주식거래회전율, 시장 커뮤케이션 부족, 기업설명(IR) 활동계획 수립 등을 꼬집고 대안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트러스톤은 그동안 BYC를 향해 합리적 배당정책, 내부 거래 감소 등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트러스톤이 BYC에 대한 투자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 공시했던 지난해 12월 23일에는 하루 동안 BYC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