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집을 사기 위해 퇴직연금을 당겨 쓴 사람이 3만명에 달했다.
집값이 최근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나선 사람이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퇴직연금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 인출 인원은 5만5천명으로 전년 대비 20.9% 감소했다.
인출금액은 전년보다 25.9% 감소한 1조9천억원이었다.
앞선 퇴직급여법 개정으로 중도 인출 요건이 강화된 탓에 중도 인출 인원과 금액이 모두 줄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그러나 주택 구입을 위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은 3만명(54.4%)으로 1년 전보다 1.8% 늘었다.
전체 인출 인원이 20% 넘게 줄어든 가운데에도 집을 사기 위해 연금을 깬 경우는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이래 인원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중도 인출 금액은 약 1조3천억원에 달했다.
이와 함께 전세 보증금 등 주거 임차 목적으로 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도 1만5천명(27.2%) 있었다.
전체 인원 가운데 10명 중 8명(81.6%)은 주택·주거 때문에 연금을 사용했다는 의미다.
이외 사유는 회생 절차(12.9%), 장기 요양(4.2%)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퇴직연금 중도 인출자는 30대(45.1%)와 40대(31.0%)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2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주택 구입 목적의 중도 인출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액은 295조원으로 전년 대비 15.5% 증가했다.
종류별로는 확정급여형(58.0%)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외 확정기여형(25.6%), 개인형 퇴직연금(16.0%), 개인형 퇴직연금(IRP) 특례(0.4%) 등의 순이었다.
적립금을 개인형 퇴직연금으로 이전한 인원은 전년 대비 6.4%, 이전 금액은 16.2% 각각 증가했다.
개인형 퇴직연금을 해지한 인원은 86만5천명으로 전년 대비 2.6% 늘었다.